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 구장에서 끝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에서 '복병'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산발 4안타에 그친 빈곤한 공격력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류현진(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봉중근(LG), 김광현(SK)의 불참으로 대표팀 마운드의 위력은 예년보다 떨어지나 타선 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들었다.
이승엽(삼성), 이대호(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김태균(한화) 등 한국과 일본에서 이름을 날리고 올림픽과 1∼2회 WBC에서 클러치 히터로 활약한 삼총사가 타선의 중심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연 결과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 9번 타자로 나선 최정(SK)이 2개를 때리고 김태균과 김현수(두산)가 1개씩 보탰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침묵했다.
한국이 자랑하는 '테이블 세터' 정근우(SK)와 이용규(KIA)는 6타수 무안타에 묶여 전혀 '밥상'을 차리지 못했다.
류 감독은 네덜란드의 왼손 투수 디호마르 마르크벌을 겨냥해 톱타자 정근우, 3번 김태균, 4번 이대호, 6번 전준우(롯데) 등 우타자를 전진 배치한 타순표를 작성했다.
그러나 한국은 기교파 마르크벌에게 4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뽑는데 그쳐 패배를 자초했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만큼 선취점이 이날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혔으나 한국은 타선 침체로 이렇다 할 찬스 조차 잡지 못하고 졸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2회 이대호의 우전 안타성 타구가 상대 2루수 요나탄 스호프의 점프 수비에 걸렸고, 6회 무사 1루에서 정근우의 강습 타구가 3루수 산더르 보하르츠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는 등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이 겹쳤다.
0-3으로 뒤진 7회 2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온 '영원한 해결사' 이승엽도 2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히면서 뒤집기 꿈은 사라졌다.
지난달 12일 대만 자이현 도류구장에서 합숙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대회 직전까지 6차례 연습경기에서 2승1무3패에 그쳐 우려를 안겼다.
마운드는 그럭저럭 버텼으나 타선이 도무지 터지지 않아 류 감독의 얼굴도 굳어졌다.
특히 대만 군인 선발팀에 3안타 빈타 끝에 0-1로 패하더니 대만 실업선발팀과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등 좀처럼 화력은 타오르지 못했다.
김현수와 김태균이 연습경기에서 각각 타율 0.450, 0.313을 기록하고 제 페이스를 찾았을 뿐 이대호(0.167), 강정호(0.071), 정근우(0.100), 이용규(0.214) 등 주축 타자들은 화끈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태균과 이대호는 입을 모아 "연습은 연습일 뿐이며 대회에 들어가면 전혀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각 나라 프로 리그를 준비하는 투수들의 어깨 보호를 위해 투구수를 제한하는 대회 특성상 한국은 기다리는 타격으로 상대 투수를 괴롭혀야했지만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가 돌면서 네덜란드 마운드를 전혀 압박하지 못했다.
타선은 꽁꽁 묶이고, 마운드는 고비에서 점수를 잃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한국 대표팀은 역전은 꿈도 꾸지 못하고 완패를 감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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