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인터뷰] '베를린' 하정우 "영화에 미치지 않고서는…"

입력 : 2013-02-14 17:57:31 수정 : 2013-02-14 17:57:3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이 남자, 쉴 때도 영화 생각뿐이다.

배우 하정우(35)는 몇 년 새 충무로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이젠 ‘충무로 대세’라는 수식어가 자못 식상하게 다가올 정도다.

잘생겼지만 ‘꽃미남 배우’라는 수식어와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외모. 하지만 ‘베를린’(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쟁쟁한 배우들을 뒤로 한 채 ‘절대강자’의 카리스마를 내뿜을 땐, 불현듯 한국영화계에서 그를 대체할 만한 남자배우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독보적이다.

설 연휴 전, 하정우와 뒤 늦은 인터뷰를 했다. 개봉 전 인터뷰하는 상례들과 비교해보면 2~3주가량이나 미뤄진 셈이다. ‘베를린’은 지난달 30일 개봉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정우는 무척 바빴다. 그의 표현대로 라면 “한 작품을 찍으면서도, 마음 속에 다음 작품에 대한 ‘씨앗’을 심어놓아야 될 정도”로 바빴다.

지난해 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와 ‘러브픽션’(감독 전계수) 등 두 편의 영화를 선보인 그는 곧바로 ‘베를린’ 촬영에 들어갔고, 연말에는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롤러코스터’란 작품의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달 24일부터는 차기작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가제) 촬영에 들어갔고, 오는 3월부터는 강동원과 호흡을 맞추는 영화 ‘군도’(감독 윤종빈)도 크랭크인한다.

정말 쉴 틈이 없는 빡빡한 스케줄이다. 그에게 “왜 이렇게 쉬지 않고 일하나?”라고 묻자, 그는 “지난 연말 쉬는 시간이 생겼는데 영화 ‘롤러코스터’를 연출했다. 영화를 직접 연출하고 만드는 게 재미있어서 일이란 생각이 별로 안 들었다. 영화는 내게 취미거리도 된다”고 답했다.

“영화일 하면서 알게 된 감독님들도 많고, 그 분들로부터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끌림’이 있으면 (출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팀이든 제 스케줄로 인해 피해가 안 가게 하려고 노력하죠. 한 캐릭터를 위해 보통 한 달은 준비하는 편이에요. 출연 결정은 2~3년 전에 미리 해놓기 때문에, 마음속에 ‘씨앗’ 같은 걸 심어놓은 상태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다음 작품 촬영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윤종빈 감독의 ‘군도’는 감독으로부터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서 진행상황을 다 꿰뚫고 있어요. 지금 제 머릿속에는 ‘베를린’도 있고, ‘더 테러’도 있고, ‘군도’와 ‘롤러코스터’도 있어요.(웃음)”

초강력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베를린’은 개봉 2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속도를 보이고 있다.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하정우는 ‘고스트’란 별명의 북한 첩보원 표종성 역을 맡았다. 

남한 측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 분), 표종성을 제거하기 위해 베를린에 온 북한 요원 동명수(류승범 분), 그리고 비밀을 간직한 아내 련정희(전지현 분) 등 화려한 주인공들 사이에서 극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정우는 영화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에게 모든 공(功)을 돌렸다. 

“류승완 감독을 지켜보며 ‘여덟 작품을 찍는 동안 어떻게 이렇게 성장할 수 있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를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게 된 건 ‘영화를 너무 사랑하는 마니아’란 점이었죠. 진정 영화에 미쳤구나라는 게 느껴졌죠. 저도 나중에 연출을 해보게 됐지만, 감독이 감독 입장에서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배우나 스태프들의 말에 귀 기울인다는 게 참 힘든 일이거든요? 그의 유연함에 또 한 번 놀랐어요.”

정두홍 감독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심어준 사람”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감독님은 배우가 액션신에 최대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한 번에 욕심 부리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라고 조언하셨죠. 그리고 배우들마다 있는 장점들을 발견해 다시 합을 짜주세요. 일부러 안 되는 연기를 억지로 요구하지도 않으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액션연기에 임하도록 해주죠. ‘베를린’ 때도 우리 집 지하 주차장까지 와서 30분이라도 액션 합을 맞춰주고 가고 그랬어요. 그때 참 고마웠습니다.”

한국 액션영화의 대가로 손꼽히는 두 감독이 만난 데다, 하정우까지 가세해 ‘월 메이드’ 액션 장면이 탄생했다. 하정우는 “액션영화들은 많지만, 최대한 차별화된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면서 “그래서 표종성의 액션은 때리는 것보다는 ‘맞는 액션’에 주력하기로 했다”며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베를린·라트비아 등 해외 로케이션 일정은 빠듯했고, 고난이도 액션장면을 찍으며 잦은 부상에도 시달려야 했다. 스크린상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전화줄로 맞는 장면에서는 ‘전신 아대’를 착용해야 했다. 라트비아에서 총격신을 촬영할 당시, 옆에서 유리가 터지는 장면을 찍다 특수효과팀과 사인이 안 맞아 팔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열악한 상황에 모두들 지쳐 있는데 저까지 (다쳤다고) 화내고 나가버리면 분위기가 어떻게 됐겠어요? 게다가 그 곳 호텔 내부 섭외비가 어마어마했거든요.(웃음) 그래서 심기일전하고 다시 촬영에 들어갔는데, 이번에 손에 화약이 튀었어요. 설상가상으로 너무 힘들었죠. 부상의 위험은 늘 있었지만 그래도 촬영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고, 또 훌륭한 장면으로 보답받으니 배우로서 그보다 뿌듯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영화 ‘베를린’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현재 상영 중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동안 미모 과시…상 들고 찰칵
  • 박보영 동안 미모 과시…상 들고 찰칵
  • 41세 유인영 세월 비껴간 미모…미소 활짝
  • 나나 매혹적 눈빛…모델 비율에 깜짝
  • 비비업 킴 '신비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