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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858기 폭파범인 김현희씨가 15일 MBC 특별 대담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가짜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범인 전 북한 공작원 김현희(51)씨가 15일 MBC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에 출연해 김현희 가짜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2003년 11월 방송된 ‘PD수첩-16년간의 의혹, 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 편에 대해 왜곡보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당시 ‘PD수첩’은 KAL기 유족 취재를 통해 ‘김현희가 진범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가짜 몰이’에는 국가 기관뿐 아니라 지상파 관계자들도 깊이 관여했다”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그때 관여했던 관련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PD수첩’ 제작진은 남편이 없는 우리집을 급습해서 촬영했다. 그건 한 마디로 테러였다”며 취재 과정의 문제를 제기했다.
가짜 의혹이 제기되고 겪었던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방송 이후) 1살, 3살 된 두 아이를 업고 집을 나와 지금까지 추방생활을 했다”며 “정신적·육체적으로 너무나 괴로웠고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1987년 11월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 858기를 공중 폭파해 115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후 한국으로 압송돼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1990년 특별 사면으로 풀려났다. 25년이 지난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제 아이들은 KAL기 폭파 사건을 모른다”며 “만약 이 방송을 보고 알게 된다면 사실대로 털어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 요청을 고사하다가 최근 수락한 것에 대해 “오늘이 1988년 1월15일 안기부에서 대한항공 858기 사건을 수사해 발표한 지 25년이 되는 날이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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