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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태어난 게 가장 힘든 일”

입력 : 2013-01-11 22:43:02 수정 : 2013-01-11 22: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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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여성 연대, 인권침해 국제포럼
인도 일부다처제 폐해 심각
네팔 월경중인 여성은 격리
이라크 여성 성폭력 등 급증
“여성으로 태어난 게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인도의 악습인 ‘일부다처제’ 철폐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짐시 타사(29·여)는 인권활동가로 들어선 계기를 묻자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 10대 소녀 시절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결혼해 자신을 낳은 이후 부인을 두 명 더 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모진 구타를 당한 뒤 발가벗겨진 채 열 살짜리 타사와 함께 쫓겨났다. 그는 “저와 어머니의 삶은 만신창이가 됐다”면서 “일부다처제로 수많은 여성이 희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변화를 만드는 아시아여성연대’ 국제포럼에서 아시아 상당수 국가에서 자행되고 있는 여성 인권 침해가 낱낱이 공개됐다.

네팔에는 최근 가정폭력, 아동결혼, 일부다처제, 마녀사냥 등이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월경 중 여성격리제도가 큰 문제로 꼽힌다. 월경이나 출산 시기에 있는 여성은 불결한 것으로 간주돼 집에서 멀리 떨어진 오두막에서 지내도록 하는 관습이 내려오는 것. 물도 없이 빵과 소금으로 지내도록 한다. 해당 여성을 격리하지 않을 경우 흉작, 질병 등 화를 입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네팔 인권활동가 수니타 구룽(29)은 “네팔 법이나 제도는 마련돼 있는데 실제 집행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가정폭력·성폭력 사건을 지역사회나 가정에서 해결하는 관습 탓이다.

이라크에서도 여성 인권 유린이 극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담 후세인 시절의 제도적 억압은 사라졌지만, 여성 대상 살인·성폭력 등이 급증하고 있다. 9년째 쿠르드족 난민을 돕고 있는 시린 핫산(32·여)은 “여성은 성폭력을 당해도 된다는 의식이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장필화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 소장은 “유엔을 중심으로 각국이 여권 침해 문제에 적극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탁 기자 o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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