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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1일 오후 5시23분쯤 고라니 한 마리가 경북 문경 조령산에서 백화산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CCTV 화면에 포착됐다. 행정안전부 제공 |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5일 백두대간 이화령 구간을 복원하고 한 달 후인 12월14일부터 CCTV 두 대를 설치해 야생동물의 이동상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31일 오후 5시23분쯤 조령산에서 백화산 방향으로 이동하는 고라니 한 마리가 CCTV에 찍혔다. 19분 후인 42분쯤에는 괴산군 방향에서 조령산으로 이동하는 암수로 추정되는 고라니 두 마리가 CCTV 화면에 포착됐다. CCTV 설치 17일, 이화령 복원 46일 만이다. 이어 5일 밤과 6일 새벽에도 고라니가 이동하는 장면이 화면에 잡혔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이화령 구간은 일제에 의해 단절된 백두대간의 하나로, 행안부는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한반도의 중심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해 11월15일 87년 만에 이화령 고개를 복원했다.
이화령 구간을 이어 길이 80m, 폭 50m의 생태통로를 만들고 그 아래로는 터널을 조성해 자동차와 자전거가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야생동물연합 조범준 사무국장은 “백두대간은 한반도 생태축으로서 중요하지만 그동안 단절돼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이번 고라니 이동으로 미뤄 생태축 복원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고 앞으로 고라니뿐만 아니라 산양, 삵, 담비 등 멸종위기종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고라니의 출현은 이화령 구간의 생태계가 복원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백두대간 단절구간 12개소의 복원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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