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부동산업계에 ‘수직증축 리모델링’ 논란이 뜨겁다. 이는 서울 마포구 현석동에 위치한 ‘밤섬 쌍용 예가 클래식’(이하 밤섬 예가)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논쟁이 불거졌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2개층을 더 높인 이 아파트는 원래 10층이었다. 기존 1층과 2층을 ‘필로티’(벽체없이 기둥만 있는 공간) 구조로 바꿔 3층부터 입주하면서 12층 건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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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이 전후좌우 수직증축 리모델링한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 전경. 왼쪽은 리모델링 전 ‘호수아파트’ 전경. |
하지만 이는 정부의 리모델링 방침과 어긋난다. 정부는 그간 건물 안정성과 재건축과의 형평성 문제로 수직증축을 불허해왔다. 재건축은 ▲소형 의무비율 ▲임대주택 의무건설 ▲초과이익부담금 등 각종 제약을 받지만, 리모델링은 이런 조건이 없어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현행 주택법령상 공동주택 리모델링시 1개층을 필로티 구조로 전용하면서 최상층 상부에 1개층을 증축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수직증축 범위 확대는 현실적으로 구조안전성 평가가 어렵고, 정밀 시공에 한계가 있는 등 안전을 확실히 담보할 수 없어 허용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분당·일산 등 수도권 1기신도시 주민들은 그동안 30%의 ‘수평증축’ 외에도 ‘수직증축’을 통해 가구수를 늘려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가구수가 늘어나면 일반분양을 신규로 받아 사업비 일부를 충당해 기존 가구원들의 사업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법망을 피해 예외적으로 지어진 밤섬 예가가 수직증축 논란의 단초가 된 것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현장 적용공법은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 연구단체인 대한건축학회 검증까지 마쳐 복수층 수직증축의 안정성이 입증됐다”며 “여기에 ▲전후좌우 증축 ▲내진성능 보강 ▲친환경 설계 등 현존 리모델링 기술이 집약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를 본 1기신도시 주민들은 “전문가로부터 안정성도 검증을 받은 마당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수직증축에 반대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직증축 논란은 특히 수직증축 제한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분당·평촌 등 신도시 아파트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일반분양분이 적어 리스크는 작고 수익성은 좋은편”이라며 “리모델링 제한이 풀리는데 희망을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egg0l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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