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오락실 운영해 세력 확장
경찰, 창원 폭력조직 82명 검거 경남 창원지역 폭력조직이 고교생 ‘싸움짱’들을 조직원으로 양성하며 세력을 키워 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구 오동동파, 신 오동동파, 아리랑파, 황제파, 북마산파 등 옛 마산시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창원지역 폭력조직 5개파 조직원 82명을 붙잡아 15명을 구속하고 6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구 오동동파 조직원이 43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경찰은 살인혐의로 복역 중이던 두목 박모씨의 만기출소를 전후해 세력을 넓힌 구 오동동파의 불법 행위를 밝혀내는 데 이번 수사의 초점을 맞췄다.
구 오동동파는 2010년 무렵부터 미성년자인 고등학교 ‘싸움짱’들을 끌어들여 조직원으로 양성하고 불법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해 자금원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세력을 키워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싸움짱’ 출신의 예비 조직원들은 폭력조직의 협박과 폭행에 어쩔 수 없이 고구마 장사, 조직원이 운영하는 업소의 전단지 배포, 조직원 심부름, 합숙소 청소 등을 했다. 학교를 졸업해 성인이 되거나 퇴학을 당하면 조직에 가입해 강제로 합숙소 생활을 해야만 했다.
구 오동동파는 이런 식으로 2010년 7월부터 최근까지 12명의 고교 졸업생을 조직원으로 가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직을 벗어나려는 낌새가 보이면 선배 조직원들이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
경찰은 구 오동동파 조직원들이 마산 회원구, 마산 합포구, 함안군 가야읍 등에서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워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해 4억원 이상의 부당 이득을 취한 사실도 밝혀냈다.
구 오동동파는 2007년 마산 석전동지구 재개발 추진사업 과정에서 철거권을 따내기 위해 재개발 반대 측 주민들을 협박하는 등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 불법 채권추심, 다른 폭력조직원 보복 폭행, 유흥업소 상습갈취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구 오동동파 조직원들은 올해 1월 두목 박씨가 서울의 한 교도소에서 출소하자 전세버스까지 동원해 상경, 환영식을 열고 창원시내 운동장에서 단합대회를 하며 결속을 다지기도 했다.
나머지 4개 폭력조직 조직원들은 후배 조직원을 야구방망이로 폭행하거나 유흥업소에서 술값 등으로 수백만원씩을 갈취한 혐의로 적발됐다. 신 오동동파의 일부 조직원은 고등학생들을 자신들의 합숙소로 불러 바닥청소, 빨래 등을 강요하기도 했다.
창원=안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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