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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젖은 장정들 고향’ 102·306 보충대 사라진다

입력 : 2012-11-12 08:44:04 수정 : 2012-11-12 08: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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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빠르면 2014년 해체” 집 떠난 ‘장정’의 마음은 애달프기만 하다. 불안한 마음으로 군문을 향하는 20세 안팎의 새파란 청년의 발걸음을 바라보는 가족의 마음은 더 안타깝다. 경기 의정부의 306 보충대와 강원 춘천의 102 보충대에는 이런 안타까움이 켜켜이 쌓여 있다. 이곳에서는 “잘 다녀오겠다”며 말끝을 잇지 못하는 아들의 마지막 인사에 어머니는 “몸 건강해야 해. 꼭…”이라며 눈물을 글썽거리곤 한다. 입대하는 아들을 보내는 안타까운 이별은 세월이 지나도 되풀이되고 있다.

노래 ‘입영전야’는 군에 간 남성이라면 가슴에 담고 있는 슬픔과 다짐을 담고 있다.

경기 의정부 소재 306 보충대에 입대한 장정들이 동행한 가족과 친지들에게 거수경례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한민국 남성에게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 잡은 102 보충대와 306 보충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군 관계자는 11일 “102, 306 보충대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2014년에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102, 306 보충대는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와 함께 육군의 대표적 입영 부대다. 그러나 입영 통지서에 찍힌 102와 306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102 보충대로 입영하는 장정은 1군사령부가 담당하는 강원 지역을 지키는 동부전선에 주로 배치되며, 306 보충대의 장정은 3군사령부가 담당하는 서부전선 경기 지역에 주로 배치된다.

그러기에 102와 306은 ‘빡센 전방부대행’을 뜻하는 숫자로 돼버렸다.

306 보충대로 입소했던 회사원 강모씨. 그는 “나를 보내려 따라오신 어머니를 보낸 뒤 그날 밤 침상에 누워 내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빡빡머리에 어색한 군복을 입으며 불안했던 그때의 심정이 어려 있는 곳이 그곳”이라고도 했다.

역시 이곳 출신인 최모씨는 “보충대 인근 이발소에서 삭발을 하고 가족과 눈물 젖은 국밥을 말아 먹었다”며 “‘젊은 날의 초상’이 담긴 장소인 만큼 추억의 장소로 보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102, 306 보충대에서 3박4일 동안 준비한 뒤 전방사단 신병교육대로 가는 장정은 기수당 3000∼4000명에 이른다. 이들 보충대에서 지급받은 보급품을 담은 더플백을 짊어진 채 신병교육대로 간 장정은 300만명에 가깝다.

102 보충대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3월8일 제주도 모슬포에서 제1훈련소로 창설된 뒤 1953년 8월12일 춘천시 근화동으로 옮겼다가 1987년 10월14일부터 현재의 신북읍 용산리로 이전했다. 매년 약 4만8000명이 이곳을 통해 군문을 밟는다. 306 보충대는 1952년 부산 동래에서 제2보충대 5 보충중대로 창설된 후 1958년 의정부 호원동으로 이전했다가 1989년 현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306보충대에는 매년 7만6000명가량이 입소한다. 

군 당국이 보충대 해체를 검토하는 것은 군 개혁의 일환이다. 육군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 및 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근무부대 분류를 병무청에서 하고, 입대는 사단 신병교육대로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보충대가 해체되더라도 이 부지를 매각하지 않고 다른 군부대 주둔지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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