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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에 희생된 침팬지

입력 : 2012-10-27 00:12:41 수정 : 2012-10-27 00: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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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될 뻔했던 침팬지, 님 침스키 / 엘리자베스 헤스 지음 / 장호연 옮김 / 백년후 / 2만2000원

엘리자베스 헤스 지음 / 장호연 옮김 / 백년후 / 2만2000원
‘님 침스키’란 침팬지가 인간과 살았다. 침스키는 뉴욕의 한 중산층 가정에 입양됐다. 인간처럼 말과 수화를 배우기 위해서다. 저명한 인문학자 놈 촘스키는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 반면, 행동심리학자 스키너는 “동물도 언어를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스키너의 제자였던 허버트 테라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스승의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침스키에게 말을 가르쳤다. 침스키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동물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침스키의 27년 삶을 추적하며 침스키의 삶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경계를 묻고 있다. 프로젝트는 실패였고, 테라스 교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자신의 실패를 인정했다.

인간이 될 뻔했던 침팬지 님 침스키. 이 책은 인간과 가장 닮았기 때문에 언어 실험의 실험용 동물로 선택되었던 침팬지의 일생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심리학과 교수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유인원 언어 실험 ‘프로젝트 님’은 본래 언어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징이라는 놈 촘스키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구상됐다. 역사적인 실험을 위해 선택된 침팬지 님 침스키는 맨해튼의 우아한 저택으로 입양됐다. 하지만 연구비 문제로 프로젝트가 끝나자 20년 동안 침스키는 사랑했던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우리에 갇혀 이 시설 저 시설로 떠돌아다녔다. 목숨이 위태로웠던 의학 연구 실험실에서도 지냈다.

그러나 님은 어디를 가든 사람과 흡사한 특징과 특유의 친화력 덕분에 살아남았다. 감동적이고도 흥미진진한 그의 사연을 읽다 보면 대체 인간이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우리는 동물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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