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개 대학 수시 1·2차 통해 1만여명 선발 예정
학생부·논술전형 부담 느끼는 중상위권은 노려볼만
대학·계열별 출제경향 달라… 모의고사 유형 파악을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전년도와 동일한 20개교이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서울과기대 등이 적성검사를 폐지한 대신 을지대, 한신대가 적성검사 전형을 신설했다. 적성검사를 보는 대학은 2010학년도 12개교, 2011학년도 17개교로 점차 증가 추세다. 모집인원은 1만1400여명가천대(경원)의 경우 올해 대입 수시 1·2차에서 적성 전형으로만 1375명을 선발한다.
특별한 지원자격을 요구하지 않는 적성검사는 지난해 경쟁률이 평균 40대 1일 정도로 학교생활기록부나 논술 중심 전형에 부담을 느끼는 중상위권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 경쟁률은 수시 지원횟수(6회) 제한으로 다소 하락하겠지만 실질적인 경쟁률은 지난해와 엇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시 전문가들 도움을 받아 적성검사 출제 경향 및 대비법을 알아본다.

적성검사는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거나 수능에 자신이 없는 수험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전형이다. 적성검사 반영 비율도 가톨릭대 수시 2차는 100%, 가천대·경기대·서경대는 70∼80%이다.
입시업체 비상에듀에 따르면 지난해 명지대 적성 전형은 학생부 교과와 적성검사(80문항, 문항당 1.25점)를 100점 만점으로 계산했을 때 학생부 1∼5등급의 등급 간 점수차는 2점에 불과했다. 즉, 학생부가 6등급인 학생이 적성검사 6문항을 더 맞히면 1등급 학생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적성검사에만 ‘올인’해서는 안 된다. 고려대(세종), 중앙대(안성), 한국외대(글로벌), 한양대(에리카) 등 상당수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 적성검사를 통해 학생부의 점수 차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지난해 적성 전형의 경쟁률이 높았던 점으로 미뤄볼 때 각 대학 지원자들의 학생부 점수 또한 엇비슷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시모집에서는 적성검사를 반영하는 대학이 없기 때문에 수능(11월8일) 전까지는 적성검사와 수능 준비를 병행하는 게 좋다.
비상에듀 이치우 입시전략연구실장은 “적성검사와 수능의 우선 순위를 정해 적절히 학습시간을 배분해 정시모집까지 고려한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적성검사는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영역을 혼합한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적성검사는 대체로 언어사고와 수리사고를 묻는 등 대체로 짧은 시간에 문제를 읽고 정답을 찾아낼 수 있는 순간 판단력이 뛰어난 학생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최근 출제 경향을 보면 영어를 출제하는 대학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수시 2차에서 영어를 출제하는 대학은 가천대, 강남대, 강원대, 단국대, 을지대 등 5개 대학이다. 입시업체 이투스청솔의 이상준 교육평가연구소 실장은 “교과형을 보는 대학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출제영역인 언어, 수리에 외국어 영역을 추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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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전문가들은 수시 적성검사 전형의 경우 지원 대학과 계열별 출제 유형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지난해 한 대학에서 적성검사를 치르는 수험생들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적성검사는 대학별, 계열별로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강원대와 을지대, 한국외대(글로벌) 등은 주요 영역에서 교육과정상의 내신형 문제와 수능형 문제를 적절히 안배해 출제한다. 가톨릭대와 한신대는 내신과 수능형 문제를 고루 섞어 비교적 쉽게 출제한다. 고려대(세종)는 실질 내신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으로 5.5등급 이하이면 지원을 자제하는 게 좋다. 하지만 지원자의 30∼40%가 시험을 포기할 정도로 허수가 많아 수능 최저기준을 맞힐 수 있다면 지원하는 게 좋다.
한양대(에리카)처럼 4지 선다가 아닌 수능형으로 출제하는 대학도 있다. 가천대는 언어 25문항, 수리 25문항, 외국어 10문항 등 60문항을 60분 내에 풀어야 하는데, 수학의 경우 수학Ⅰ과 미적분, 확률·통계 등 문과 수준에서 출제된다. 을지대 역시 수능형 적성검사를 보는 대학으로 문제 유형은 가천대와 비슷하다. 중앙대(안성)는 전체 60문항 중 언어논리 3∼4문항을 제외하고는 수리영역으로만 출제한다. 내신 변별력이 낮은 편이어서 수리를 잘한다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
경기대처럼 계열별로 문항수와 채점 기준을 달리하는 대학도 있다. 단국대(천안)는 인문계의 경우 언어 50문항, 수리 30문항이고 자연계는 각각 30문항, 40문항이다. 점수 산출 방식도 다른데, 인문계는 언어 1.4점, 수리 1점이고 자연계는 1점, 1.75점이다.
이치우 실장은 “세종대의 경우 자연계열 수리 문제는 수능의 수리주관식 단답형 형태와 똑같이 출제해 주관식으로 답을 요구하며, 언어에서도 서술형 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된다”며 “각 대학의 올해 모의고사 출제 유형과 평가 항목 등을 잘 파악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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