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제작 김기덕 필름, 제공/배급 NEW)는 9일 새벽 3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 살라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Leone d'Oro)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것은 피에타가 처음이다.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베를린 국제영화제 특별 은곰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 최로로 세계 3대 영화제 문을 두드린 이후 41년 만에 거둬올린 쾌거다. 김 감독은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이래 8년 전 영화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과 같은 해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피에타가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김 감독은 환한 미소로 무대에 올랐다. 장내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지난 11일 동안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피에타의 감독을 향해 기립박수를 선사했다.
김 감독은 “우선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무한한 감사드린다. 그리고 베니스영화제에서 영화 피에타를 선택해준 모든 이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아리랑’을 불렀다.
그와 함께 폐막식에 참석한 배우 조민수는 “김기덕 감독님과 함께한 영화로 만들어낸 영화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대한민국 최초라 더욱 행복하다. 그래서 더 기쁨이 배가 된다”는 소감과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확정된 후 배급사 NEW의 김우택 대표는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김기덕 감독님의 작품활동이 더 왕성해지고, 보다 많은 국내 관객들이 피에타의 감동을 함께 느끼게 됐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피에타는 지난 4일과 5일 베니스 현지에서 프레스 및 공식 상영이 있은 후 세계 언론과 관객으로부터 호평이 이어지며 주요 부문 수상이 점쳐졌었다. 또한 폐막식 전 비공식상인 ‘젊은 비평가상(PREMIO AGISCUOLA LEONCINO D'ORO')’ ‘골든 마우스상(MOUSE D’ORO)’ ‘나자레노 타데이상(Premio P. Nazareno Taddei)’ 등 3개 부문 상을 수상, 경쟁부문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기덕 감독이 ‘거장’임을 다시 한 번 재확인시켜주고, 한국영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드높인 피에타. 이 영화는 거친 삶을 살아온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 분)가 찾아와 두 남녀가 겪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다. 국내에는 지난 6일부터 상영에 들어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NEW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