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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DNA가 질병 좌지우지

입력 : 2012-09-06 23:27:21 수정 : 2012-09-06 23: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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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과학자 442명 규명
암 치료 큰 변화 가져올 듯
사람 DNA(디옥시리보핵산)의 98%를 차지하면서도 쓸모없는 것으로 취급받았던 이른바 ‘쓰레기 DNA(정크 DNA)’가 질병을 관장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영국·일본·스페인·싱가포르의 32개 연구소 과학자 442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3년 시작된 ‘DNA 백과사전(ENCODE)’이 완성됐다며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쓰레기 DNA는 유전 정보도 없고 기능도 알려지지 않은 DNA 구간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DNA를 유전자와 혼용해 “누구 누구의 DNA를 물려받았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실은 DNA에서 유전 정보가 담긴 부분은 2%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8%는 오랫동안 찬밥 신세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쓰레기 DNA를 단번에 유전자를 쥐락펴락하는 관리자 지위로 격상시켰다. 원리는 이렇다. 유전자가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깥으로 표현하는 것을 발현이라고 한다. 그런데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것이 바로 쓰레기 DNA라는 것이다. 그 모습이 마치 불을 껐다 켰다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유전자 스위치’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 연구 결과는 암 등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유전자 자체에 변형이 일어나 병이 생긴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대개 유전자가 아니라 스위치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병한다는 것이 이번에 입증됐다. 따라서 암치료의 경우 그동안 항암제가 돌연변이 유전자(암)를 직접 겨냥했다면 앞으로는 스위치를 수리하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미 웨일 코넬 의대의 마크 루빈 박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마치 구글 지도를 얻게 된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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