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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건 ‘휠체어 투혼’ 탁구 생애 세번째 金

입력 : 2012-09-04 23:56:56 수정 : 2012-09-04 23: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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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2관왕 달성하고도 포상금 한푼 못받아
올림픽과 연금 규정 같아진 베이징선 ‘노메달’
좌절 않고 재도전… “운동 그만두지 않길 잘해”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김영건(28·광주광역시청)은 탁구 단식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선수로서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한 만큼 앞날의 전망은 밝은 듯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2004년까지는 패럴림픽 메달 포상금이 없고 연금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절반에 불과해 생계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도 나섰다. 2004년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자 피나는 훈련을 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됐다. 휠체어에 앉아 장시간 훈련을 지속하다가 살결이 쓸려 화상을 입고만 것이었다.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든 상태에서 출전을 강행했지만 노메달의 결과를 떠안아야 했다. 2008년 대회부터 올림픽과 패럴림픽 연금 규정이 동일해진 뒤라 더 뼈아팠다.

한국의 패럴림픽 탁구 국가대표 김영건이 4일(한국시간) 열린 옌장(중국)과의 2012 런던패럴림픽 남자 단식 클래스4 결승에서 안정된 자세로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생애 세 번째로 나선 2012 런던 패럴림픽에서 김영건은 결국 또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영건은 3일(현지시간) 남자 탁구 단식 클래스4 결승전에서 옌장(중국)을 3-1로 누르고 시상대의 맨 위에 섰다.

누구 못지않게 건강한 삶을 살던 김영건은 중학교 1학년 때 갑작스럽게 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척수에 염증이 생겨 팔다리에 연결되는 신경이 손상된 것이다. 휠체어 위에서의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김영건은 고교 1학년 때부터 탁구 선수의 길을 택했고 10여년 만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섰다. 2008년 대회를 마친 뒤 힘들었을 당시에 탁구를 포기했더라면 얻을 수 없는 결과였다.

패럴림픽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김영건은 “탁구를 그만두지 않기를 잘했다”면서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냈는데 이번에 금메달을 따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힘든 시기를 성공적으로 넘긴 그의 시선은 벌써 4년 뒤 리우 패럴림픽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전에 중요한 일정이 또 하나 남아 있다. 6일 치를 단체전이다. 김영건은 단식에 이은 단체전 우승이라는 패럴림픽 2관왕에 도전한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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