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표 저조… 포기 많은 듯 당 차원의 투표 독려 운동도 역부족이었다. 19일 치러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의 선거인단의 투표율이 41.2%로 역대 최저를 찍었다. 10년 전 이회창 후보를 선출한 당시의 한나라당 경선 최저투표율(53.3%)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여러모로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경선 환경 탓에 어느 정도 예견된 바다. 무엇보다 출전 선수의 체급이 ‘슈퍼헤비급(박근혜 후보) 대 경량급(비박근혜 후보)’이어서 싱거운 승부가 뻔했다. 그래서 70.8% 투표율로 최대 흥행을 기록했던 2007년 경선 때와 달리 여론의 주목도가 떨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5년 전에는 새누리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었던 데다 ‘당심’에서는 박근혜가, ‘민심’에서는 이명박이 각각 앞서면서 박빙승부가 벌어져 온 국민의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에 대해 우호적인 경북(66.7%)과 대구(55.1%), 울산(54.0%), 부산(51.4%) 지역 등의 높은 투표율과 달리 수도권(서울 40.5%·인천 35.8%· 경기 35.1%)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박 후보와 새누리당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전했음에도 경기, 인천 지역 투표율이 전체 투표율보다 낮은 것은 박 후보 압승 전망에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가 많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경선 일정 자체도 투표율 하락에 한몫했다. 비박 후보 진영은 “경선 선거운동 기간이 런던올림픽과 여름휴가철 일정과 겹친다”며 경선날짜 연기를 촉구했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와 당헌당규에 가로막혀 무산됐다.
앞서 경선 1위가 유력한 박 후보를 비롯한 경선 후보들은 각자 지역 투표소를 방문해 선거인단 투표를 마쳤다.
박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이 끝까지 아름답게 잘 마무리되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에 (대선 후보로 선출) 되면 (그동안) 구상한 것과 새롭게 출발하는 여러가지 생각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약점으로 지목되는 수도권과 ‘2040(20∼40대)세대’로의 외연 확장 문제에 대해서는 “진실한 마음으로 더 많이 만나고 대화하는 기회를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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