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들은 당시 해파리 습격의 추가 피해 위험에 노출된 채 계속 해수욕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해양경찰과 소방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2일 인천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1시26분께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A(8)양은 두 다리와 손등에 해파리 독침에 쏘였다. A양은 해수욕장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4시간30분 만에 숨졌다.
해양경찰은 그러나 바다에서 물놀이하는 피서객들을 육지로 전면 이동시키고 입욕을 금지시키는 입욕 통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고 당일 해수욕장을 찾은 1만5천명의 피서객 중 상당수가 해파리 공격 위험에 노출된 채 계속해서 해수욕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A양이 해수욕장 119시민수상구조대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탓에 사고 발생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해경은 또 국립수산과학원이 인천지역에 해파리 경계경보를 내리지 않아 피서객들의 입욕을 통제할 수 있는 근거가 미약했다고 밝혔다.
인천해양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 오후 3시가 돼서야 현장 요원이 소방대원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사고를 곧바로 인지했다면 조치를 취했겠지만 소방당국으로부터 연락받은 게 없어 조치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이에 대해 A양의 상태가 병원으로 이송될 때만 해도 심각하지 않아 해경 등 다른 유관기관으로 상황을 전파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밝혔다.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해파리에 의한 부상 사고는 전에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유관기관으로 즉각 상황을 전파하진 않았다"며 "을왕리 현장에서는 해경도 상황을 공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해파리 피해에 대한 해경의 사전 예방대책과 사후 처리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인천해경서 을왕구조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이후 을왕리해수욕장에는 해파리떼가 자주 출몰했다. 하루에 2∼3명이 해파리에 쏘여 부상한 일도 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은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전남과 전북 지역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습격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경계경보가 발령된 것과 대조적이다.
해경 을왕구조센터는 또 A양 사고가 발생한 10일 이후 을왕리해수욕장에서 5마리의 해파리를 수거했지만 곧바로 땅에 묻어버렸다.
해파리 습격에 의한 첫 사망사고인 점을 감안할 때 서해수산연구소와 같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해파리의 종과 특성을 연구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은 셈이 됐다.
해파리의 접근을 일정 부분 막을 수 있는 안전 펜스도 여전히 설치되지 않고 있다. 인천해경 을왕구조센터는 현재 보유한 안전 펜스가 없다며 인천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커 안전 펜스 설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해경은 122구조대 인력 3명을 보강하고 순찰정을 2척에서 4척으로 늘려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inyon@yna.co.kr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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