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승기] 준대형세단 살 때 꼭 타봐야 할 차…르노삼성 SM7

입력 : 2012-08-08 15:56:01 수정 : 2012-08-08 15:56:01

인쇄 메일 url 공유 - +

르노삼성의 준대형 세단 SM7을 시승했다. 이미 출시된 지 1년이 넘었고 최근 르노삼성이 보여준 부진한 성적까지 생각하면 시승에 나설 이유가 없는 차다. 하지만, 숨겨진 매력이 있다는 주변인들의 추천에 3.5ℓ 엔진을 장착한 SM7에 올랐다.

▶ 르노삼성 준대형 세단 SM7.
▲ 오래 타야 알 수 있는 르노삼성의 숨겨진 매력

르노삼성이 SM7을 내놓자 여느 브랜드의 신차와 마찬가지로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작년 서울모터쇼에서 보여줬던 콘셉트카의 디자인과 다소 다르게 등장하며 기대를 한풀 꺾이게 만들었던 디자인이다. 겉모습의 디자인이 그렇다. 작아진 헤드램프는 크고 길쭉한 삐침으로 이어지는 한국차의 디자인과 차이가 있다. 뒷문짝 위로 길게 빠진 C필러는 스포츠세단의 이미지를 살렸고 테일 램프는 간결하다. 전반적으로는 최근 인기를 끄는 독일차와 다른 형태의 디자인이고 국산차·미국차와도 또 다른 디자인이다. 프랑스 브랜드 르노의 느낌이 바로 이런 식이다.

하지만, 실내에서 보는 디자인은 다르다. 밖에서 보이지 않던 보닛의 굴곡은 운전석에 앉으면 눈에 띄게 드러난다. 근육질의 세단인 닛산·인피니티를 연상케 한다. 꼼꼼하게 바느질을 한 가죽은 매우 고급스럽다. 특히, 이 차의 가죽 시트는 일품이다. 탑승객의 손이 닿는 부분에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 은색의 테두리를 두른 계기반과 센터페시아의 우드그레인은 최근의 디자인을 넘어서는 세련미가 남아있다. 내비게이션은 별도의 공간에 자리 잡았고 검은색의 인테리어로 다소 허전한 마무리를 가진 오디오가 옥에 티다.

▲ 명품 VQ엔진의 부드러운 가속은 일품

디자인에서 오는 첫 인상은 이틀을 넘기지 못했다. 차는 밖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실내에 타는 것이니 실내에서의 감성이 더 중요했다. 고급 가죽시트로 맛본 실내의 첫인상은 일단 합격이다. 여기에 주행성능이 더해졌다. 이 차에는 닛산의 VQ 3.5 엔진이 들어있다. 258마력을 내며 토크는 33.7㎏·m이다. 숫자상으로는 현대·기아차의 3.3ℓ 엔진보다 낮은 성적이지만 주행의 부드러움은 여느 차 못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닛산·인피니티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인 엔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6단 수동겸용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보수적이지만 성능과 내구성이 입증된 조합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였다. 6500rpm까지 이어지는 가속구간은 고회전에 강한 VQ엔진의 성능을 이어받았다. 가장 높은 파워가 나오는 구간은 4000rpm∼5000rpm사이로 도심에서 사용할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커다란 세단을 마치 스포츠카처럼 달려보겠다면 언제든 차는 준비돼 있다. 커다란 대형 세단에 고회전 엔진을 얹어 활동적인 운전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공략했다면 여기에 얹어진 좋은 옵션이 있다. 바로 팁트로닉 변속기다. 스티어링휠 뒤에 위치해 변속기로 손을 옮기지 않고 변속이 가능하다. 마치 일본 투구의 뿔처럼 삐쭉하게 솟아 올라 있다. 어색한 모양이지만 익숙해진다면 편리하다.

▶ 스티어링휠 뒤에 패들시프트 변속기가 장착됐다.
▶ 실내 디자인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바로 오디오가 들어있는 센터페시아다. SM5와 르노차의 디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 SM7 최고의 매력, 시트

일주일에 가까운 장시간 시승 기회를 통해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으로 느낀 것은 바로 시트다. 뒷좌석과 앞좌석 등 고루 타볼 기회가 이어졌는데 각각의 시트마다 승객을 배려한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준대형세단으로 오너드라이버가 우선이긴 하지만 뒷좌석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뒷좌석이 앞·뒤로 움직인다. 등받이의 각도도 맞춰 바뀐다. 고급 대형세단에나 있는 옵션이다. 뒷좌석 센터콘솔에는 시트포지션과 열선, 오디오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모여있다.특히, 헤드레스트는 비행기처럼 손으로 끝 부분을 구부려 각도를 맞출 수 있다. 편안한 휴식에 머리가 흔들리지 않게 한 배려다.

운전석 시트는 가장 기능이 많이 들어있다. 통풍은 물론 안마기능까지 포함됐다. 수입 고급 세단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기능들이지만 국산 준대형 세단에 적용되기는 드물다. 르노삼성은 SM7을 개발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 꼼꼼하게 신경을 썼다. 부드러운 엔진과 함께 편안한 시트에 앉아 운전하면 이 차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 SM7 뒷좌석의 각종 기능들. 뒷좌석 승객이 편리하게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 Key Point

르노삼성 SM7은 못생겼다는 선입관 때문에 큰 피해를 봤다. 삼성차 시절부터 이어온 방청·방음과 단단한 하체는 지금까지 이어졌다. 또, 구형이긴 하지만 닛산의 명품 엔진 VQ를 탑재해 신뢰성을 크게 높였다. 실내에는 동급에서 볼 수 없는 옵션이 소비자를 만족시킨다. 첫 인상에서 디자인만 본다면 절대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적어도 3000만원∼4000만원을 오가는 준대형 세단 구매를 고려한다면 꼭 타봐야 한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