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들 시청률에 연연하나 했어요. 막상 뜨거운 반응 얻고 보니 촬영장 분위기도 좋고, 제 연기를 다 봐주신다는 생각에 시청률이 중요할 수 있겠다 이해되더라고요.”
조윤희는 최근 인기에 들뜬 목소리로 해복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청률 40%에 달하는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에서 방이숙 역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답답하리만큼 눈치 없는 연애숙맥,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시청자는 단박 마음을 뺏겼다.
◆ 그녀의 유쾌한 변신
조윤희는 ‘넝굴당’ 이전에 청순가련 이미지로 대중의 인상에 박혀 있었다. ‘넝굴당’에서 긴머리를 싹뚝 자르고 무뚝뚝한 말투를 내뱉는 조윤희의 모습은 파격에 가까웠다. 이에 조윤희는 “평소 모습을 꺼내 보인 것뿐”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동안 여성스러운 역을 많이 맡아서 정장 차림이 많았다면 이번엔 케주얼이 대부분이에요. 이숙의 옷차림이 평소 제 모습과 비슷해요. 커트 헤어는 안 어울리면 어쩌나 부담도 됐지만 보이시한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다행히 결과물은 만족스러워요.”
조윤희는 새로운 모습에 대한 위험부담보다 변신에 대한 기대감이 컸노라 출연 계기를 털어놨다.
“변신을 하고 싶었어요. 이숙 캐릭터는 한 번도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이고, 제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 나올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외적으로 슬퍼 보이는 이미지를 식상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번 역할을 좋아해주시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천방커플, 애칭 얼마나 부러웠는지”
이른바 ‘천방커플’. 방이숙과 레스토랑 사장 천재용(이희준 분)이 벌이는 서툴지만 풋풋한 로맨스는 시청자로 하여금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의 설렘을 안겼다. 조윤희는 “먼저 애칭이 생긴 것에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다른 연기자들 보면서 커플 애칭이 부러웠는데 이번에 ‘천방커플’이라는 애칭을 얻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해요. 극중 천재용이 이숙에게 부르는 ‘곰팅’ ‘날라리’라는 애칭도 맘에 들고요.”
조윤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미안하다 사랑한다(미사)’ ‘시크릿가든(시가)’ 패러디 장면을 입에 올렸다. 이 장면은 천재용이 이숙에게 ‘미사’의 “박 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밥 먹을래 나랑 죽을래”를 외치고 ‘시가’의 거품키스를 시도하는 장면이다.
“‘미사’와 거품키스 패러디가 너무 재밌었어요. 패러디 자체가 신기하기도 했고요. 촬영하면서도 너무 웃겨서 NG가 몇 번 났는데 우리 커플이 너무 사랑스럽게 나와서 마음에 들어요. 그 장면을 위해 희준오빠가 따로 연습을 많이 하셨나 봐요. 오빠가 소지섭 흉내 내는 동영상을 휴대폰으로 봤는데 다들 소지섭인 줄 알았다니까요.(웃음)”

◆ “이희준과 뽀뽀? 무덤덤…키스신 또 나온다"
조윤희는 최근 삼각관계를 끝내고 이희준과 본격적인 로맨스에 돌입했다. 신호탄은 키스신. 천방커플의 놀이터 키스신은 장난스럽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출발점이었다.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서 “키스신을 빨리 찍고싶다”고 했던 이희준의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이들의 키스신은 더욱 화제가 됐다.
“희준오빠와 너무 편하고 친하니까 ‘해피투게더’에서 ‘키스해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다’고 했는데요.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어요(웃음). 키스신을 새벽 5시쯤 촬영했는데 피곤한 상태에서 해뜨기 전에 찍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서두른 기억뿐이었죠. 오빠한테는 미안하지만 너무 편하게 찍어서 이런 식이면 몇 번이고 할 수있겠다 싶었어요.(웃음)”
조윤희는 이희준과 또 한 번의 키스신을 예고했다. 이전이 가벼운 ‘뽀뽀’였다면 이번은 다소 진한 ‘키스’”라고.
“천방커플의 로맨스를 살짝 귀띔하자면요. 재용이 연애지침서를 보면서 멋있게 보이려는 반면 연애센스 없는 이숙은 맘처럼 쉽지 않을 거 같아요. 하지만 이숙이 연애에 눈뜨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참, 키스신도 기대해주세요. 이전엔 뽀뽀였다면 이번엔 키스예요.(웃음)”
◆ “이희준, 배울 점 많은 배우”
조윤희는 빡빡한 촬영일정에도 몸은 고되지 않다고 말했다. 상대역인 이희준과의 호흡이 즐거운 까닭이다.
“희준오빠와 호흡이 잘 맞다보니 연기하는 즐거움이 있어요. 상대배우가 불편하면 연기에 까지 그 여파가 미치는데 오빠는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편해요. 사실 오빠가 교제 중이라는 걸 극 초반부터 알았지만 공개가 안 된 상태라 입 밖에 꺼낼 수가 없었어요. 혹여 오해하실까봐 오빠 칭찬도 조심스러웠는데 이제야 맘껏 할 수 있게 됐네요(웃음)”
조윤희는 상대배우 이희준에 대해 “배울 점이 많은 배우”라며 칭찬을 늘어놨다. “위트 넘치고, 진지할 땐 진지해 이상형으로 손색없다”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오빠의 장점은 멜로부터 코믹까지 다 소화할 능력을 갖췄다는 거예요. 여기에 순발력이 좋아서 장면을 맛깔나게 살리는 능력도 있고요. 풍부한 무대경험 만큼 연기에 대해 해석하는 폭이 넓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오빠가 꼭 연극 같이하자고 권해주셨는데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어요.”

◆ “‘3000만원 화장품’ 기사 속상해”
‘넝굴당’의 인기는 배우들의 선물 릴레이로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광고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늘었고, 배우들은 자신이 광고 모델로 나선 제품을 동료배우와 스태프에게 선물하고 있다.
조윤희는 얼마 전 화제가 된 ‘3000만원 화장품’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앞서 조윤희는 자신이 전속모델로 있는 화장품 3000만원 상당을 동료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깜짝 선물해 화제가 됐다. ‘3000만원 화장품’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전속모델로 있는 화장품 브랜드에서 배우와 스태프에게 협찬해준 건데 사비 들여 선물한 것처럼 돼서 속상했어요. 사실 저는 금액도 몰랐는데 기사 타이틀이 ‘3000만원’이라고 나왔더라고요.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선물이 끊이질 않는데 저만 생색내듯 기사화돼서 민망했어요.”
조윤희는 속상함을 토로했지만 바꿔 말하면 촬영장의 훈훈한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넝굴당’은 조윤희에게 ‘넝쿨째 굴러들어온 당신’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행운을 가져다 줬다. 목말랐던 변신에 성공한데다 갈증을 채워주고도 남을 사랑까지 받았으니 말이다.
여배우 서른 대열에 들어선 조윤희, 변신의 기로에서 만난 ‘넝굴당’ 방이숙은 자신감을 선물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조윤희는 “20대 때 ‘내겐 재능이 없나’ ‘왜 안되지’ 고민했지만 30대 문턱에서 이숙을 만나고야 연기에 대해 조금 알게됐다. 지금은 그간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과정”이라고 30대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다음 도전을 꿈꾼다.
“언젠가 사극을 꼭 해보고 싶어요. 사극 이미지가 없을 거라고 하시는데 배우고 싶어요. 이전엔 사극이 두려운 장르였지만 ‘넝굴당’으로 얻은 자신감과 용기로 열심히 하면 사랑받지 않을까요. 그동안 해보지 않은 장르로 다가가고 싶어요.”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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