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작품에 스프레이 '칙~'

美 미술관 전시 ‘붉은 안락의자…’
방문객이 페인트 낙서 후 도주

미술관에 전시된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스프레이로 훼손되는 사건(사진)이 일어났다.

19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닐 컬렉션에서 한 방문객이 전시 중이던 피카소의 1929년 작 ‘붉은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 여인’을 훼손하고 달아났다. 황금색 스프레이로 황소 그림과 함께 그 아래에 스페인어로 ‘정복(conquista)’을 뜻하는 글자를 썼다. 이 작품은 메닐 컬렉션이 소장한 피카소 작품 9점 중 한 점이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방문객이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려던 중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포착해 유튜브에 올렸다. 

검은색 차림의 한 남성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닐 컬렉션에서 피카소의 작품을 훼손하고 있다.(가운데) 그는 이날 피카소의 작품 ‘붉은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 여인’(왼쪽)에 스프레이로 황소 그림과 ‘정복’이란 스페인어를 써 훼손시켰다.(오른쪽)
유튜브 제공

23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검은색 차림의 20세 전후 남성이 피카소 작품에 다가가 수 초 만에 그림을 훼손한 뒤 달아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박물관 측은 이 작품을 보관연구실로 보내 복원작업에 나섰는데, 원형을 되살리는 데에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가격이 매겨진 적이 없으나 비슷한 작품이 수천만 달러에 거래된 바 있다.

현지 경찰은 동영상에 찍힌 히스패닉계 20세 전후의 남성을 쫓고 있다.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에 보관 중인 피카소의 명작 ‘게르니카’도 1974년 페인트로 낙서가 칠해지는 수난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범인은 자신의 행위 자체가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