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느려 위치노출 약점

국내 대전차 미사일의 역사는 미국서 개발한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전장에서 성능이 검증된 토우는 전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전차 화기 가운데 하나다.
이 미사일은 1970년 미국 육군에 배치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55만발이 생산됐고, 미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 독일, 이스라엘, 이란, 쿠웨이트 등 4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무기체계의 발달로 전차의 장갑이 강해지고 이를 뚫기 위한 대전차 무기도 발전을 거듭했다.
토우는 반자동 유선유도방식을 채택해 사수가 전차를 조준경으로 조준하면, 유도장치가 전차를 향해 미사일을 날린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특수차량에 장착됐다. 장갑차와 전차뿐만 아니라 전차를 잡기 위한 헬기에도 장착됐고 베트남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그러다가 2003년 미군이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의 아들인 우다이 후세인과 쿠사이 후세인을 공격하는 작전에도 토우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동안 유명세를 탓다.
토우의 제원은 개량형을 기준으로 구경 152㎜에 길이 1450㎜, 발사기 무게만 19㎏, 유효사거리 3750m, 관통력은 900㎜에 이른다. 발사기 무게는 사람이 직접 운반하기에는 무거워 주로 차량에 장착해 운용한다. 대전차 로켓포와 유사한 토우는 로켓탄처럼 발사관에 장전되는 방식을 사용해 발사시간을 단축했다.

다만 유선유도 방식을 사용하고 속도가 느리다는 것과 최대사거리를 날아가는 데 20여 초가 걸려 적에게 발사위치를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선유도 방식으로 바꾼 토우2B 에어로가 2004년 개발되기도 했다. 전차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전차의 상단을 타격하는 미사일도 있다. 최근에는 벙커를 파괴하기 위한 용도로 토우2A 벙커 버스터도 개발됐다.
우리나라 육군은 1975년부터 1979년 사이 미국에서 기본형 토우 미사일을 도입했다. 1977년에는 해병대에도 토우중대가 편성됐다. 1980년대 초반 주한미군이 사용하던 것을 일부 인수했으며, 1985년에는 야간 사격이 가능한 토우2를 도입하기도 했다. 제식 명칭은 BGM-71 TOW-2다. 1990년대 초반 북한군이 T-72 전차와 더불어 반응장갑을 도입했다는 정보가 입수돼 육군 코브라 공격헬기에는 토우2A 대전차 미사일이 장착되기도 했다.
현재 육군은 총 사업비 1조700억원의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사업을 통해 토우보다 성능이 개선된 대전차 미사일을 2015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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