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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위험 없는 무수혈수술 늘려야”

입력 : 2012-06-17 20:31:47 수정 : 2012-06-17 20: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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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외과의사들 수혈에 ‘반기’ “수혈은 헤모글로빈 수치를 빠르게 교정해 주지만 적혈구의 반감기가 짧아 효과가 오래 지속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수혈할 경우 면역거부 반응, 알레르기, 폐 손상, B·C형 간염, 에이즈와 같은 질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요. 특히 헌혈자 감소로 수급이 안정되지 못한 데다 의료비용도 적지 않습니다.”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 김영우 교수가 최근 ‘무수혈치료법’에 관한 한 세미나에서 수혈 부작용을 집중 제기하고, 무수혈치료법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급성 출혈로 인한 혈액량 감소, 수술 전후 출혈, 내과계 질병으로 인한 빈혈치료 시 당연시돼 온 수혈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김 교수는 “수혈이 감염이나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작지 않아 지나친 수혈을 경계해야 하는 데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무분별하게 수혈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혈 위험성의 근거로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수혈 동의서 표준안’을 예로 들고 있다. 표준안은 ‘수혈의 부작용으로 발열·오한·오심·구토·알레르기·흉통 등을 가져올 수 있고, 적혈구의 비정상적 파괴·호흡곤란·급성 폐 손상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으며, 간염·에이즈 등의 감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오랜 기간 수혈을 받으면 심장·간·내분비 장애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돼 있다.

치료과정에서 수혈을 피하는 무수혈치료법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일부 외과의사들은 만성적인 혈액 부족 문제와 수혈시 감염 예방을 위한 대안으로 무수혈치료법이 보편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시민들이 헌혈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수술 일주일에서 한 달 전부터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조혈제·철분제를 환자에게 투여하는 무수혈수술법이 있는데도 의사들이 관행적으로 손쉬운 수혈수술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50개 이상의 무수혈센터가 있고 20여 개국에서 무수혈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무수혈요법은 외과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최소화해 수혈을 피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무수혈치료법은 크게 ▲정맥철분주사제 ▲EPO(적혈구 생성촉진제) 투여 ▲경구용 철분제 ▲자가 수혈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대표적인 정맥철분주사제는 적혈구를 생산하는 조혈작용에 필수성분인 철분을 환자의 정맥을 통해 혈액 내 적혈구 비율과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 농도를 증가시키는 제제이다.

이정재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정맥철분주사제는 몸 안에 신속하게 철분을 공급해 투여 5분 만에 조혈작용을 도와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빈혈에 취약한 임신부들이 한 번만 주사를 맞아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감염이나 수혈사고 부작용 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수혈 대체요법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여름철에는 대학생들의 방학과 휴가 등으로 헌혈 양이 감소하므로 매년 혈액 부족 사태가 일어난다”며 “무수혈 치료는 철분 주사 등을 통해 수혈을 최소화하는 수술법으로 혈액 수급 문제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순천향대병원, 서울백병원, 서울의료원 등 전국 25개 병원에서는 무수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같이 감염 문제와 혈액 수급 불균형의 대안으로 무수혈치료법이 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혈의 필요성에 대한 지지도 적지 않다. 한 대학병원 외과의사는 “응급환자의 경우 수혈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보다 심장마비, 저혈압 등 수혈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클 수 있는 만큼 수혈은 긴박한 상황 등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헌혈운동을 펴고 있는 적십자 측은 무수혈치료가 부각될수록 시민들의 헌혈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혈과 무수혈 치료법의 범위와 적정성에 관한 공론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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