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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일상에서 만난 슈퍼카, 7세대 포르쉐 911 카레라S

입력 : 2012-06-15 18:32:58 수정 : 2012-06-15 18: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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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상태에서 시속 100㎞/h에 이르는 시간이 불과 4.1초다. 평소 길에서 보는 ‘조금 잘 나간다’는 차들보다 3초쯤 빠르고 승용차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차보다는 두 배 이상 빠르다. 언뜻 보기엔 예전과 똑같이 생겼지만 실상은 차체 크기와 엔진을 비롯한 대부분이 새로워졌다. 포르쉐 911 카레라S다.

▶ 7세대 포르쉐 911 카레라S. 1963년 1세대 911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사진=이다일 기자
▲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슈퍼카

보통 최고속도가 시속 300㎞/h를 넘나들고 최고출력이 400마력을 넘는 차를 슈퍼카라고 부른다. 여기에 작고 가벼운 차체와 눈에 띄는 디자인을 갖추면 가격은 수억 원을 호가한다. 경외의 눈빛으로 봐야하는 존재다. 바로 포르쉐의 스포츠카 911도 그런 존재다. ‘경주’를 뜻하는 ‘카레라’가 차명으로 붙은 이차 ‘911 카레라S’도 그렇다. 1억5000만원에서 조금 모자라는 가격도 그렇고 달리기 성능에서도 그렇다. 슈퍼카다.

▶ 1963년 첫 선을 보이고 1980년대까지 생산된 포르쉐의 첫 911. /사진=wikipedia.org
포르쉐 스포츠카는 무려 50년째 디자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963년 만든 디자인의 코드는 7세대인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포르쉐 박사의 아들 퍼디난드 부치 포르쉐가 1959년에 스케치한 차의 디자인이 반세기를 살아남았다. 겉모습을 보기엔 비슷한 모양 그대로지만 포르쉐는 끈임 없이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 차는 바로 이전 세대보다 무려 80㎏을 감량했다. 그런데 덩치는 더 커졌다. 알루미늄을 비롯한 경량 재질을 대거 사용한 덕택이다.

▲ 세대가 바뀌며 성능은 한 단계 업

7세대 카레라S는 3.8ℓ 엔진으로 400마력(hp)을 낸다. 토크는 44.9㎏·m다. 대략 1ℓ당 100마력을 낸다. 변속기에 대해서는 일반 자동차의 상식을 뛰어 넘는다. 수동변속기가 연비도 좋고 가속성능도 빠르다는 통념 말이다. 이 차는 수동 변속기가 기본이며 듀얼클러치의 자동변속기가 옵션이다. 그러나 신 연비 기준으로 두 종류 모두 9.2㎞/ℓ의 복합 공인연비를 가졌다. 도심에서는 8.0㎞/ℓ로 무려 자동변속기의 연비가 더 좋다. 최고속도와 가속성능도 자동변속기가 더 좋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h까지 수동변속기는 4.5초, 자동변속기는 4.3초가 걸린다. 자동변속기의 수치가 더 낮은 것은 최고속도 302㎞/h 뿐이다. 겨우 2㎞/h 차이다.

▶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불과 4.3초만에 돌파한다. 시내에서도 스포츠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사진=이다일 기자
▶ 강력한 주행 성능과 코너링을 수치로 느낄 수 있는 계기반. 실시간 G-포스를 표시하며 최고 G-포스까지 나타낸다. /사진=이다일 기자
▶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는 리어 스포일러. 시속 120km/h에서 올라오고 80km/h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접힌다. 버튼으로 올릴 수도 있다. /사진=이다일 기자
가속성능을 느끼기 위해 멀리 서킷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불과 4초도 걸리지 않아 충분히 짜릿한 느낌을 얻을 수 있어서 도심 어느곳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서울 외곽의 한적한 도로에서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켜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차는 순식간에 뛰쳐나간다. 머릿속으로 하나, 둘, 셋쯤 세고 있는데 더 이상 가속하긴 두렵다. 출발에는 포르쉐 달리기의 필수옵션인 런치컨트롤이 동원됐다. 스포츠플러스 모드에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고 있으면 엔진은 굉음을 내며 달릴 준비를 한다. 스티어링휠 가운데에 ‘런치컨트롤’ 불이 들어오면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다. 차는 온갖 기계·전자 장치가 힘을 모아 앞으로 튀어나간다. 이렇게 4.3초만 달리면 시속 100㎞/h에 이른다.

달려나가는 순간의 힘은 계기반에서 볼 수 있게 배려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나 신경 쓸 G-포스를 계기반에 표시한다. 중력의 몇 배로 달려나가는지 표시된다. 센터페시아 제일 위에는 스톱워치처럼 생긴 시계가 있다. 실제로 스톱워치 기능이 있다. 이렇게 고급스런 달리기 장난감이 있을까. 어른들에겐 축복이다.

▶ 주행모드를 <스포츠플러스>로 바꾸면 스티어링휠 가운데 흰색 표시가 나타난다. 이때 포르쉐 911 카레라S는 진정한 스포츠카가 된다. 계기반은 포르쉐 전통의 5개 원으로 구성됐다. /사진=이다일 기자
▶ 센터페시아 중앙 상단에 자리잡은 또 하나의 계기반. 시간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스포츠 주행에서는 스톱워치의 역할도 한다. /사진=이다일 기자
▲ 편안함을 갖춘 스포츠카

7세대 포르쉐 911 카레라S를 타면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점은 편안함이다. 전자장비의 도움으로 포르쉐는 완벽히 이중적인 성향을 보인다. 스위치를 눌러 성향을 바꾼다. 평소에는 차분하고 부드럽지만 아름다운 모양의 스포츠카다. 연비도 좋다. 코스팅모드라고 부르는 이른바 연비모드가 추가됐다. PDK 변속기의 경우 6단이 시속 60㎞/h에도 들어간다. 연비를 위해 꾸준히 변속을 한다. 스위치를 눌러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차는 포르쉐의 명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과연 도로에서 이 차를 추월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편안함과 강력한 성능을 버튼 하나로 조작한다. 멋진 변화다.

전자 장비의 개입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시속 120㎞/h를 넘어서면 소리없이 리어 스포일러가 올라온다. 공기저항을 고려한 기능이다. 레이싱에 쓰는 기술이 그대로 담겨있다. 시속 80㎞/h 아래로 내려오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다. 머릿속으로 그렸던 상상의 차가 바로 눈앞에 있다. 잘 달리는데다 멋진 모양도 갖췄다. 다만, 머릿속으로 그리지 않았던 한 가지가 있다. 가격이다. 이 차는 수동변속기를 기준으로 1억4460만원이다. 자동변속기와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슬금슬금 올라간다. 그래도 괜찮다. 이 차는 시대의 아이콘 아닌가.

▶ 뒷바퀴보다 뒤에 자리잡은 엔진. 전통적인 911의 디자인이다. 보닛을 열면 엔진오일을 주입할 수 있다. 엔진은 차를 들어올려야 볼 수 있다. /사진=이다일 기자
▶ 부드러운 베이지 색상의 실내. 신형 카레라S는 전작보다 일상에서는 부드럽고 스포츠 주행에서는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다. /사진=이다일 기자
▶ 주행모드를 <스포츠플러스>로 바꾸면 스티어링휠 가운데 흰색 표시가 나타난다. 이때 포르쉐 911 카레라S는 진정한 스포츠카가 된다. 계기반은 포르쉐 전통의 5개 원으로 구성됐다. /사진=이다일 기자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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