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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전두환, 노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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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6-11 21:52:21 수정 : 2012-06-11 21: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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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의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초라했다.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란히 선 모습은 권력 무상을 실감케 했다. 대화는 더 가관이었다. “자네 구치소에선 계란후라이 나오나”(전두환) “안 준다.”(노태우) “우리도 안 줘.”(전두환) 둘은 서울구치소(노태우), 안양구치소(전두환)에 따로 수감돼 있었다.

죄목부터 무시무시한 ‘내란수괴죄’로 법정에 선 처지에 ‘계란후라이’ 타령이라니 한가롭기 그지없다.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던 대통령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소시민적이다. 검찰은 당시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 노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만큼 그들은 중대범죄자였다. 천문학적 규모의 뇌물수수죄도 추가됐다. 최종심에서 무기징역, 징역 17년으로 각각 감형되었지만 의미 없는 선고였다. 김대중(DJ) 정부 들어 특별사면으로 풀려났기 때문이다. 12·12, 5·18사건은 법적으로 단죄되었지만 그들은 죗값을 온전히 치르지 않고 자유의 몸이 됐다.

2012년의 그들은 결코 초라하지 않다. 옛 권세의 연장선에서 살고 있는 모습이다. 전 전 대통령이 좀 더 ‘폼나게’ 사는 것 같다. 최근엔 5공 인사들과 모교인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사열했다. 또 “29만원밖에 없다”더니 돈만 잘 쓰고 다닌다. 이번에 육사 발전기금으로 1000만원가량을 냈다고 한다. 그가 재벌기업에서 거둬들인 뇌물은 1조원에 육박한다. 법원은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했는데 미납액이 1670여억원이다.

노 전 대통령은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에게 맡긴 비자금이 기존에 알려진 230억원 외에 424억여원이 더 있으니 수사해 달라”며 검찰에 탄원서를 냈다. 뇌물수수로 그에게 선고된 추징금은 2628억원인데 231억원이 미납 상태다. 비자금 고백은 아들 재헌씨와 신 전 회장의 장녀 정화씨의 이혼소송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진작 고백해 추징금을 납부했더라면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이래저래 두 전직 대통령의 처신이 국민을 부끄럽게 하는 세상이다. ‘국민화합’을 명분으로 이들을 사면해 준 DJ는 저승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류순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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