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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박하가 마지막 만난 사람, 용태용이었을 것"(인터뷰)

입력 : 2012-06-04 18:07:32 수정 : 2012-06-04 18: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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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애정을 쏟은 만큼 시청률보다 잘 마무리했다는 기쁨이 더 크게 와 닿아요.”

배우 박유천은 SBS 수목극 ‘옥탑방 왕세자(이하 옥세자)’에서 3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현대 서울로 떨어진 왕세자 이각과 홈쇼핑 회사의 후계자 용태용 1인 2인을 완벽 소화하며 연기 폭을 넓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마지막회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둔 ‘옥세자’는 박유천의 재발견도 아울러 일궜다.

박유천은 인기 아이돌그룹 JYJ 멤버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그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박유천은 덤덤히 이를 받아들였다. 부담감 속에서도 연기의 즐거움과 희열을 배우는 즐거움에 눈을 반짝였다. 

◆ 부친상, 주위 배려에 위로받아

박유천은 '옥세자’ 촬영 초반 부친상을 당하는 아픔을 딛고 열연을 펼쳤다.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 앞에 마음을 추스른다는 것도 쉽지 않은 마당에 아무 일 없다는 듯 연기를 펼친다는 것은 보통 각오가 없었다면 힘들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촬영장에 복귀해야겠다는 마음이 쉽게 들진 않았어요. 어떻게 웃어야할까, 사람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잠깐 생겼어요. 그런데 제 분량이 많아서 촬영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촬영이 진행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뻔히 알았던 상황에서 책임감을 느꼈어요. 복귀하고 나서 위로해주신 분들, 위로마저 부담스러울까봐 일상적으로 대해주신 분들 덕분에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어요. 돌아보니 제가 작품과 스탭, 동료들에게 위로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특히 박유천은 함께 호흡을 맞춘 한지민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저를 많이 믿어주셨어요. 지민누나가 밑바탕에서 깔아줘서 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대본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도 박하 캐릭터만 얘기해도 될 것을 이각의 느낌까지 물어봐주셔서 이각 캐릭터에 대해 새롭게 끌어낼 수 있었죠.”

개인적 아픔 이후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일까. 그가 이각으로 느낀 사랑의 감정은 더욱 깊이 소중하게 스며들었다. 극중 박하와 나눈 키스신도 박유천이 마음속에서 끌어낸 감정이 주효했다.

“박하와의 키스신은 제 생각이 120% 적중한 것 같아 뿌듯해요. 사실 처음 박하와 키스할 때 이각의 눈물을 의아해했던 분이 많아요. 그 장면에서 이각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저는 이각이 고백과 동시에 3인방과 함께 조선으로 돌아가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임무를 놓아야한다는 것에 대한 무책임에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왔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느낀 대로 연기가 나와서 뿌듯했어요.” 
 


‘옥세자’는 이각이 300년 전으로 돌아가 왕세자 살인사건을 해결한 가운데 박하(한지민 분)가 이각인지, 용태용인지 모를 박유천을 만나는 결말로 끝을 맺었다. 한지민이 만난 박유천의 정체를 두고 아직까지 해석이 분분했다.

◆ 박하가 마지막 만난 사람은 용태용

박유천은 “100% 용태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한지민이 밝힌 결말부 해석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제가 분석하기에 용태용이라고 생각했어요. 환생체인 용태용이 이각의 기억을 갖고 있지 않고 이각의 기억이 없다고 뚝 잘라버리면 박하에게 상실감이 크게 와 닿을 것 같아 자연스럽게 이각의 느낌이 조금 들어있는 용태용으로 잡았어요. 그래서 카페에서 박하를 만날 때에도 박하를 못 알아보지만 마치 조금 아는 듯한 느낌으로 연기했죠. 지민 누나와 엔딩신에 대해 의논한 적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 '미스리플리' 때 중도포기할까도…

박유천은 아이돌 출신 배우에게 흔히 따라붙는 연기력 논란 없이 성공적인 작품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성균관 스캔들’로 화려하게 데뷔한 뒤에는 부담과 압박감이 박유천을 짓눌렀다. 

“전작 ‘리플리’ 때는 ‘성균관스캔들’에 대한 압박감이 컸어요. 스스로 만든 압박감이었어요. 촬영 초반 자신감이 떨어져 중간에 포기할까도 생각했었죠. 다행히 잘 극복해 매듭짓고 나니 ‘옥세자’에 들어가기 전에는 ‘연기 못하면 어떤 소리를 들을까’란 걱정보다 ‘무조건 열심히’ ‘잘해야지’만 생각했어요.”

박유천에게 ‘옥세자’는 연기에 대한 부담감 대신 재미를 알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옥세자’를 통해 자유롭게 연기하는 재미를 알게 됐어요. 지문에 없는 연기를 자유롭게 해보고 싶은 욕심도 느껴봤고요. 재미를 느끼다보니 여유로워지더구요. 배우들 합이 잘 맞고 배역에 몰입돼 있으니 애드립이 나와도 어색하지 않았어요.”

‘배우’ 박유천이 그려나가고픈 인물은 특정 캐릭터에 구애되어 있지 않다. 그는 더 다양한 역할로 연기 폭을 넓히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인적 욕심이라면 20대가 가기 전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순수한 짝사랑, 슬프고 아련한 멜로, 사이코패스 살인마 역할은 해보고 싶은 역할 중 하나예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있는 드라마에서 온전히 그 사람이 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일까요. 사이코패스 역할이 탐나는 건 그 때문이에요.”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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