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를 끊고 나올 듯한 뱃살, 덥수룩한 수염, 바지 위로 올려 신은 양말까지. ‘차형사’(강지환)는 강력계의 패션 테러리스트로 통한다. 주위 사람들의 이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는 어느 날 패션계에서 은밀히 퍼지고 있는 마약 수사를 위해 모델로 변신해 런웨이에 서야 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차형사는 학창시절 친구이자 패션 디자이너 ‘고영재’(성유리)의 도움을 받아 2주 안에 20㎏을 감량하는 등 피나는 노력 끝에 패션모델로 변신한다. ‘차형사’는 기상천외한 언더커버 프로젝트를 코믹하게 그려낸 영화다. 강지환은 영화를 위해 12㎏을 찌웠다가 다시 감량하는 등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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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감사원 “정부, 국유자산 부풀리고 부채는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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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차형사’로 이미지 변신한 성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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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그가 성유리라는 걸 알아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 속 얘기다. 성유리는 신태라 감독의 신작 ‘차형사’에서 패션디자이너 고영재로 나온다. 첫 등장 신은 엘리베이터 안이다. 진한 분홍색 원피스에 금발 가발을 쓴, 레이디 가가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차림이다. 첨단 패션을 선보인 그는 지저분한 차철수 형사(강지환)를 보면서 “이건 무슨 냄새냐”며 구박한다. 영화 속 성유리는 시종 과감한 패션과 도도한 말투를 이어간다. ‘파격적’이란 표현이 딱 어울릴 만한 변신이다.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인근 지중해풍 분위기가 나는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얼굴의 부기가 채 빠지지 않는 탓에 오전 인터뷰를 피하는 대다수의 다른 여배우와는 달리 서른을 훌쩍 넘겼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앳된 얼굴로 기자를 반긴다. 그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 덕분에 오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몇 안 되는 스타에 속한다. 토마토주스와 오렌지주스를 사이에 두고 한 팔 간격 거리쯤으로 좁혀 앉았다. 눈 코 입술 뺨 턱선 등이 다 예뻐서 눈길을 어디다 둘지 몰라 하자, 그는 마치 날마다 보는 사이인 양 상대를 편하게 대하는 배려를 잊지 않는다.“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 관객이 성유리라는 걸 못 알아봤으면 좋겠다는 게 감독님의 주문이었어요. 사실 신 감독님은 ‘방목형’이라서 큰 틀만 잡아주고는 이래라 저래라 세세한 요구는 하지 않는 스타일이거든요. 첫 패션부터 머리를 짜냈죠. 패션쇼의 화보를 찾아보고, 레이디 가가의 옷도 참고했어요. 캐릭터 분석하면서 까칠한 디자이너 역을 놓고 고민했는데, 전형적인 모습은 보여주기 싫었거든요. 나만의 고영재를 만들고 싶었던 거예요. 투박한 차철수와 비교해 다른 점을 극대화해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징 박힌 15㎏짜리 가죽재킷을 입고 촬영할 때는 어깨가 내려앉는 줄 알았다니까요. 첫 등장 신 의상은 온갖 특이한 옷들을 다 보고 난 뒤에 직접 스케치를 하고 디자이너에게 의뢰해서 탄생한 거예요. 처음 입었을 때는 어찌나 창피하던지…. 주변에서 자꾸 맘에 든다고 하니깐 좋아지더라고요. 하하하.”그의 웃음에서는 청량감이 느껴진다. 이것저것 앞뒤 재거나 말을 만들어서 하려고 잔머리를 쓰는 따위의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원스레 막힘이 없다. 경솔한 느낌은 없다. 오히려 생각이 묻어나는 눈빛으로 달달달달 조리 있게 말한다. “하이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불안했는데…. 제 콤플렉스라면 콤플렉스거든요.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이것을 이용해 보자는 전략을 세웠어요. 단지 톤의 수위조절을 두고 연출팀과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눴죠. 차형사의 목소리와 대비돼서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성처녀’다운 맑은 미소와 함께 예쁜 말을 쏟아내는 입술에는 아직도 소녀티가 남아 있다. 가지런한 손을 살포시 무릎에 올려놓거나 한 손으로 다른 쪽 팔목을 살살 비비는 습관에서는 여성미가 묻어난다. “그동안 청순가련형이나 밝고 명랑한 캔디 같은 배역을 많이 하다 보니 여자보다는 소녀 이미지가 더 크게 남은 거 같아요. 벗어나고 싶었죠.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거든요. 시나리오 보면서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 기뻤어요. 더 나이 들기 전에 이런 캐릭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쭉 해왔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푼수나 표독스러운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욕 잘하는 시원한 캐릭터도요. 극한의 인내가 필요한 역할이나 ‘라비앙 로즈’같이 여자 예술가의 일생을 표현한 것도 해봐야죠.”여성 관객은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므로 이번 영화에 알콩달콩 로맨스 부분을 더 담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말하는 그는 ‘일상이 지겹고 지친 분들을 위해 만든 영화이니만큼 조금 더 과장되거나 강하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내비친다. “경험이 부족한 탓에 저도 모르게 소심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 “지난해부터 일을 많이 해와서 당분간 쉬려고요. 충전해야죠.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집에서 영화도 보고…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탓에 척추가 비대칭 상태라서 재활훈련도 받아야 해요.”몸매 관리는 어떻게 할까.“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고 있어요. 밥보다 반찬을 많이 먹고 매실 진액을 물에 타 마시고 효소를 많이 섭취하고 있죠. 순환이 잘 되면 살도 잘 빠지니 적당한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고요, 충분한 수면도 다이어트에 중요하죠.”원조 아이돌 걸그룹 핑클로 데뷔해 2003년 드라마 ‘천년지애’에서 남부여의 공주로 연기 데뷔한 뒤 10년째. 최근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서 고준영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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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31022385010106030000002012-05-31 17:42:482012-05-31 17:42:480‘차형사’ 어떤 영화0028f8cc-c883-4815-9315-2c6633fff652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