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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의 위기

입력 : 2012-05-31 13:32:51 수정 : 2012-05-31 13: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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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만 개가 넘는 공립학교 중에서 1위를 달리던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토마스 제퍼슨 (TJ) 과학고가 위기를 맞았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한국의 수능에 해당 되는 SAT 성적, 대학 학점 이수 과정인 AP 과목 성적, 명문대 진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고교 순위를 발표해왔고,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토마스 제퍼슨고는 올해에는 텍사스 댈러스에 있는 영재 고교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문제는 단순히 1등 자리를 뺐긴 데 있지 않다. 올해 신입생의 3분의 1 가량이 수학과 과학 과목 등에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심각한 내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서 23년 동안 물리 과목을 가르쳐온 교사 존 델은 워싱턴 포스트지 기고문을 통해 “기존의 토마스 제퍼슨고는 사라졌다”며 이 학교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을 폭로했다.

델은 신입생의 3분의 1 가량이 정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핵심 이유가 바로 이 학교의 학생 선발 과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단순 암기력, 언어 능력, 대학 진학 능력 등에 주안점을 두고, 원천적으로 이 학교에 맞지 않는 잘못된 학생을 다수 뽑고 있다고 이 교사가 주장했다.

이 학교는 중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에세이 등의 시험을 치러 학생을 선발한다. 그러나 시험 성적 위주로 학생을 뽑기 때문에 학원 또는 과외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점수를 올린 학생이 합격할 수 있다. 또 수학, 과학 분야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학생이 종합 점수에서 앞서 이 과학고에 진학할 수 있게 돼 있다. 미국에서 시험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한국계 등 아시안의 합격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에는 신입생 480명의 3분의 2 가량 (64.2%)을 아시안이 차지했고, 백인은 26.3%에 그쳤다.

워싱턴 포스트는 30일 (현지 시간) 사설을 통해 이 학교의 학생 선발 방식 변경을 촉구했다. 이 신문은 “과거에 이 학교에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의 비율이 8%에 그쳤으나 이제 3분의 1에 달함으로써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신문을 시험 문제를 어렵게 출제함으로써 변별력을 높이고, 교사 추천서 점수를 높여 단순 성적보다는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 올해 신입생 인종별 비율

▲ 아시안 64.2%

▲ 백인 26.3%

▲ 다인종 5.4%

▲ 히스패닉 2.7%

▲ 흑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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