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단순히 1등 자리를 뺐긴 데 있지 않다. 올해 신입생의 3분의 1 가량이 수학과 과학 과목 등에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심각한 내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서 23년 동안 물리 과목을 가르쳐온 교사 존 델은 워싱턴 포스트지 기고문을 통해 “기존의 토마스 제퍼슨고는 사라졌다”며 이 학교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을 폭로했다.
델은 신입생의 3분의 1 가량이 정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핵심 이유가 바로 이 학교의 학생 선발 과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단순 암기력, 언어 능력, 대학 진학 능력 등에 주안점을 두고, 원천적으로 이 학교에 맞지 않는 잘못된 학생을 다수 뽑고 있다고 이 교사가 주장했다.
이 학교는 중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에세이 등의 시험을 치러 학생을 선발한다. 그러나 시험 성적 위주로 학생을 뽑기 때문에 학원 또는 과외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점수를 올린 학생이 합격할 수 있다. 또 수학, 과학 분야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학생이 종합 점수에서 앞서 이 과학고에 진학할 수 있게 돼 있다. 미국에서 시험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한국계 등 아시안의 합격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에는 신입생 480명의 3분의 2 가량 (64.2%)을 아시안이 차지했고, 백인은 26.3%에 그쳤다.
워싱턴 포스트는 30일 (현지 시간) 사설을 통해 이 학교의 학생 선발 방식 변경을 촉구했다. 이 신문은 “과거에 이 학교에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의 비율이 8%에 그쳤으나 이제 3분의 1에 달함으로써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신문을 시험 문제를 어렵게 출제함으로써 변별력을 높이고, 교사 추천서 점수를 높여 단순 성적보다는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 올해 신입생 인종별 비율
▲ 아시안 64.2%
▲ 백인 26.3%
▲ 다인종 5.4%
▲ 히스패닉 2.7%
▲ 흑인 1.5%
▲ 아시안 64.2%
▲ 백인 26.3%
▲ 다인종 5.4%
▲ 히스패닉 2.7%
▲ 흑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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