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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家 사람들] 1석 3조의 새로운 문화예술여행, 아르츠 콘서트

입력 : 2012-05-30 15:18:04 수정 : 2012-05-30 15: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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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느와르 선상 위의 점심식사

그림 속에는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구스타프 카유보트, 배우 겸 모델 알렌 앙드레, 후일 르느와르의 부인이 되는 앨린 샤고트, 시인 줄 라포르그 등 총 14명이 등장해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한가하고 여유로운 부르주아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라. 등장인물들의 옷차림을 찬찬히 보면, 변덕스런 날씨를 예상할 수 있게 봄 여름 가을 옷들이 뒤 섞여있다. 시선들은 교묘하게 빗겨가고 엇갈린다. 아무도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각각의 인물들 옆에 말풍선이라도 붙여줘야 할 지경이다.

삶의 아름답고 빛나는 한 때를 그린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는 르느와르 ‘선상 위의 점심식사(1881)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7일 국립중앙박물관 용에서 열린 “루브르 천 번 가 본 남자의 아르츠 콘서트 Part1. 프랑스 문화여행”편이 바로 그것이었다.

◆ 100분에 마스터 하는 낭만의 프랑스 ‘루브르 천 번 가본 남자의 아르츠 콘서트’

유럽 현지에서의 도슨트 경력 10년, 세계적인 유럽 5대 미술관을 아울렀던 콘서트마스터 윤운중씨가 ‘선상 위의 점심식사’속 숨겨진 이야기를 쏟아내자 객석에선 웃음보가 터졌다. 유럽 중에서도 가장 많은 문화 유산이 모여 있고 샹젤리제의 로맨스와 몽마르뜨의 예술이 살아 숨쉬는 유럽의 핵심 지역 “프랑스”에 컨셉을 맞추어 객석에 앉아서 여행하듯 예술가들의 미술과 음악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개념 콘서트의 효력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작품은 5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낭만의 도시 파리’, ‘일 드 프랑스’, ‘노르망디’, ‘축복의 땅과 왕들의 계곡인 브루고뉴와 루와르’, ‘프로방스’다. 아름다운 명곡과 명화 및 프랑스의 대표적인 도시와 각 도시 속 명소들을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윤운중의 맛깔스런 설명, 쉽고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감상하고 그 나라가 배출한 유명 작곡가들의 음악을 클래식 앙상블과 성악가의 라이브 연주로 즐긴 결과 잔향이 강하다.

현장에서는 프랑스의 향수가 가득한 영화 ‘라붐’의 주제가, 대표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명곡 “라비앵 로즈”등을 들을 수 있었다.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中 “아, 꿈 속에서 살고 싶어라”를 유려하게 러 준 소프라노 김순영, 클래식 앙승블 이설의. 피예나, 조혜림이 함께했다.

‘낭만의 도시, 파리’ 섹션에서는 순간을 영원히 붙들고 싶었던 화가 조르주 쇠라의 대표 작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가 그림 ‘토요일을 친구와 함께’ 및 뮤지컬 ‘선데이 인 더 파크 위드 조지’에서 어떻게 확대 재생산 되는지에 대한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이후, 고흐의 ‘가세박사의 초상’에서 느낄 수 있는 동병상련의 우울증 일화, '에트르타 바닷가의 풍경‘에 등장하는 노르망디의 코끼리 바위, 얀 반 아이크의 ’롤랭 재상과 마돈나‘ 그림을 인상적으로 장식하고 있는 ’생물학적 나이는 두 살 아이지만 표정은 50살 어른‘이란 설명도 지루하게만 여겨졌던 미술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얀 반 아이크의 ’롤랭 재상과 마돈나‘

미술해설가의 그림 해설과 연주자들의 명곡 연주를 동시에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이번 ‘아르츠 콘서트’는 푸른 하늘, 녹색의 대지를 그림 안에 담아내 삶과 죽음, 좌절과 희망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앙리 마티스 ‘춤’에 대한 설명으로 프랑스 편을 마무리했다. 이후 ‘이탈리아’ ‘스페인’ 편이 이어질 예정이다.

◆ 내 아이를 위한 고품격 문화예술콘서트 ‘2012 어린이 아르츠 콘서트’

한편, 26일에는 EBS 방귀대장 뿡뿡이 짜잔형 “최동균”과 음악해설가첼리스트 오새란, KBS TV유치원 윙키 “이은샘” 어린이와 함께 떠나는 프랑스 탐험여행 ‘2012 어린이 아르츠 콘서트’가 열렸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모나리자’가 악당 ‘X’에 의해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파리로의 여행을 떠난다는 연극 형식의 콘서트였다. 어린이 버전 뮤지컬 ‘셜록 홈즈’에 클래식과 미술이 접목된 느낌을 주기도 했다.

‘2012 어린이 아르츠 콘서트’는 명화 속에 숨은 에피소드를 콘서트에 녹여된 성인버전과 달리 아이들에게 명화와 클래식을 익숙하게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실제 프랑스로 탐험을 떠난 듯이 연출한 점도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아르츠 탐정단은 아이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며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 에펠탑, 몽마르뜨 언덕, 오르세 미술관, 고흐와 고갱의 아를 지방 등을 여행했다. 중간 중간 아이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 퀴즈 타임도 마련됐다. 고흐의 ‘노란 집’ ‘별이 빛나는 밤’의 원작과 다른 점 찾기, 진짜 모나리자 그림을 찾는 미션등이 펼쳐졌다.

발레를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여자 어린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도도 눈에 띄었다. 여행한 장소나 던져준 힌트와 연관이 있는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고 드가의 그림 속 무용수들처럼 몽마르트 발레학원에서 아름다운 실제 무용수들의 무용을 보며 같이 배우는 시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클래식과 발레 및 미술 소양을 쌓을 수 있게 만드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참고로 아르츠 콘서트(ARTS CONCERT)란 미술을 뜻하는 ‘Arts’의 스페인식 발음인 ‘아르츠’에 음악공연을 뜻하는 ‘콘서트(Concert)’가 더해진 조합어로 공연기획사 더 스톰프가 지난 3년간 미술과 음악 속에 숨겨진 다양한 레퍼토리와 에피소드를 발굴하며 야심차게 준비한 공연 컨텐츠이다.

공연칼럼니스트 정다훈(ekgns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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