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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사랑 동시에 차지하려는 ‘미워할 수 없는 도둑’ 뤼팽 모험

입력 : 2012-05-18 20:52:13 수정 : 2012-05-18 20: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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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르블랑 지음/성귀수 옮김/문학동네/1만2000원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모리스 르블랑 지음/성귀수 옮김/문학동네/1만2000원


영국에 ‘명탐정’ 셜록 홈스가 있다면 프랑스엔 ‘괴도’ 아르센 뤼팽이 있다. 프랑스 국민작가 모리스 르블랑(1864∼1941)이 창조한 뤼팽은 영국 소설가 코난 도일(1859∼1930)의 홈스와 더불어 세계 추리소설의 양대 캐릭터로 통한다. 선와 악을 함께 지닌 뤼팽은 한마디로 ‘미워할 수 없는 도둑’이다.

르블랑 사후 70여년 만에 빛을 본 장편소설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문학동네)이 한국어로 출간됐다. 이 작품은 르블랑이 완성 직후 타계함에 따라 영영 자취를 감출 뻔했다. 1996년에야 르블랑 연구자인 자크 드루아르 교수가 원고를 찾아내 세상에 알려졌다. 르블랑 유족은 지난해 고인의 70주기를 맞아 원고의 출판을 결심했고, 이번에 프랑스와 우리나라에서 거의 동시에 단행본으로 나왔다.

어느날 우편물 수송기를 통해 영국에서 프랑스로 운반하던 자루 2개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자루엔 7억프랑 상당의 금화가 들어 있다. 얼마 뒤 파리 외곽 마을에서 발견된 금화 자루에는 “뤼팽 앞으로 전달해 달라”는 쪽지가 붙어 있다.

그 무렵 파리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화려한 파티가 열린다. 사교계 여왕 코라 드 레른은 여느 때처럼 파티를 즐기던 중 아버지 레른 공의 호출을 받는다. 코라가 집에 도착했을 때 레른 공은 “진정한 사랑을 찾아 행복하게 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권총으로 자살한 뒤였다.

유서는 코라와 늘 함께 다니는 4명의 남자 가운데 뤼팽이 있음을 암시한다. 귀족인 헤어폴 백작, 군인인 앙드레 드 사브리 대위, 그리고 도널드 도슨과 윌리엄 로지가 주인공이다. 이들 중에 과연 변장한 뤼팽이 있을까. 돈과 사랑을 동시에 차지하려는 뤼팽의 위험천만한 모험이 펼쳐진다.

모리스 르블랑
르블랑은 1905년 뤼팽을 처음 세상에 선보인 이래 30년 넘게 연재를 이어갔다. 독자들은 상류층만 이용하는 살롱을 털고 훔친 물건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의적’에 열광했다. 더욱이 뤼팽은 라틴어 등 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지식인이다. 1870∼71년 보불전쟁을 거치며 프랑스의 ‘숙적’이 된 독일에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애국자적 면모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1921년 “뤼팽 시리즈로 프랑스인의 자존심과 애국심을 고취시켰다”며 르블랑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번역가 성귀수씨가 공개한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타자 원고 사본에 모리스 르블랑이 자필로 문장을 고친 흔적이 남아 있다.
문학동네 제공
그동안 ‘아르센 뤼팽 전집’ 등 르블랑 작품을 전문적으로 번역해온 성귀수씨가 이번에도 한국어판 작업을 맡았다. 성씨는 타자로 친 르블랑의 원고 사본도 입수해 공개했는데, 거기엔 르블랑이 여러 차례에 걸쳐 자필로 문장을 고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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