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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르블랑 지음/성귀수 옮김/문학동네/1만2000원 |
영국에 ‘명탐정’ 셜록 홈스가 있다면 프랑스엔 ‘괴도’ 아르센 뤼팽이 있다. 프랑스 국민작가 모리스 르블랑(1864∼1941)이 창조한 뤼팽은 영국 소설가 코난 도일(1859∼1930)의 홈스와 더불어 세계 추리소설의 양대 캐릭터로 통한다. 선와 악을 함께 지닌 뤼팽은 한마디로 ‘미워할 수 없는 도둑’이다.
르블랑 사후 70여년 만에 빛을 본 장편소설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문학동네)이 한국어로 출간됐다. 이 작품은 르블랑이 완성 직후 타계함에 따라 영영 자취를 감출 뻔했다. 1996년에야 르블랑 연구자인 자크 드루아르 교수가 원고를 찾아내 세상에 알려졌다. 르블랑 유족은 지난해 고인의 70주기를 맞아 원고의 출판을 결심했고, 이번에 프랑스와 우리나라에서 거의 동시에 단행본으로 나왔다.
어느날 우편물 수송기를 통해 영국에서 프랑스로 운반하던 자루 2개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자루엔 7억프랑 상당의 금화가 들어 있다. 얼마 뒤 파리 외곽 마을에서 발견된 금화 자루에는 “뤼팽 앞으로 전달해 달라”는 쪽지가 붙어 있다.
그 무렵 파리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화려한 파티가 열린다. 사교계 여왕 코라 드 레른은 여느 때처럼 파티를 즐기던 중 아버지 레른 공의 호출을 받는다. 코라가 집에 도착했을 때 레른 공은 “진정한 사랑을 찾아 행복하게 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권총으로 자살한 뒤였다.
유서는 코라와 늘 함께 다니는 4명의 남자 가운데 뤼팽이 있음을 암시한다. 귀족인 헤어폴 백작, 군인인 앙드레 드 사브리 대위, 그리고 도널드 도슨과 윌리엄 로지가 주인공이다. 이들 중에 과연 변장한 뤼팽이 있을까. 돈과 사랑을 동시에 차지하려는 뤼팽의 위험천만한 모험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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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르블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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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성귀수씨가 공개한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타자 원고 사본에 모리스 르블랑이 자필로 문장을 고친 흔적이 남아 있다. 문학동네 제공 |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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