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선종의 정통 선맥(禪脈)은 면면히 계승되고 있다. 경허, 만공으로 이어지는 고승대덕의 높은 도력이 잘 보여주고 있다. 명리(名利)나 종권(宗權) 등 수행자가 멀리해야 할 것에 눈을 파는 일은 없었다.
검소함은 당연지사. 덕숭총림 수덕사 초대 방장을 지낸 혜암 대선사가 시주의 은혜를 두렵게 여겨야 한다며 후학에게 남긴 게송은 울림이 크다. “부드러운 옷 맛있는 음식은 은혜 무거워 수도에 해롭고, 해진 옷 좋지 않은 밥은 시주 가벼워 은덕 쌓인다(軟衣美食 當恩重而損道 破衲蔬食 必施輕而積恩).” ‘누더기 한 벌과 주장자 한 개만으로 행장을 꾸리고 동서로 끝없이 달리는(行狀衲衣一枝 東走西走走無窮)’ 운수납자의 무소유 정신이 빛난다.
직지사와 서울 선학원 조실, 1954년 5월21일 정화불사를 선도한 금오 스님의 하심(下心)은 귀감이다. 밥은 어떤 밥이든 트집잡지 않고 옷이 해져 맨살이 드러나도 탓하지 않으며, 잠자리를 가리지 않는다는 원칙 준수는 ‘움막중’이라는 별칭과 함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덕성이 높아 불교 인식을 좋게 했다. 전법 상수제자 월산 스님이 “토끼를 보면 매를 내쫓고, 불을 피우면 바람 방향을 보아 잘 타게 해주는 것(見兎放鷹 因風吹火)”이라고 평할 정도였다.
조계종의 일부 승려가 백양사 앞 숙소에서 도박 등을 한 일로 불교계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종정 진제 스님의 탄식처럼 삭발염의(削髮染衣)한 출가승이라고 해도 중생의 습기(習氣)를 버리지 못하면 견성은 어렵다. 막행막식(莫行莫食)은 불보살의 가피(加被)를 가릴 뿐이다.
100여년 전 백양사를 중창해 고불총림(古佛叢林) 건립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만암 대선사는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는 백장청규(百丈淸規)의 전통을 지키려 애썼다. 시주물 관리와 지계(持戒)에 힘쓰는 승풍(僧風) 진작이 요청된다.
녹명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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