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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참사 원인, 업주 욕심에 룸 늘리다가…

입력 : 2012-05-08 01:50:06 수정 : 2012-05-18 14: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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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크노래주점의 화재가 대참사로 번진 이유는 손님을 더 받으려 룸을 늘리는 불법구조변경을 한 업주의 얄팍한 상흔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크노래주점 화재사건을 수사중인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7일 브리핑에서 노래주점 내부가 허가 당시와 다르게 불법 구조변경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허가 당시 24개였던 방을 26개로 늘린 것이다. 이 노래주점은 허가 때 주출입구 앞에 있던 다용도실을 26번 방으로, 내부 오른쪽 끝에 위치한 부속실(비상구 통로)을 1번 방으로 개조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소는 특히 부속실을 1번 방으로 개조하면서 부속실과 맞붙어 있던 비상구와 건물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접이식 계단 마저 없애는 불법을 저질렀다.(세계일보 2012년 5월 7일자 9면 참조)

이에 따라 애초 1번 방이 25번 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때문에 6명의 목숨을 잃은 기수정밀 직원들이 들어갔던 방은 개조된 1번 방 맞은 편의 25번(당초 1번) 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부속실이 1번 방으로 개조되지 않았다면 기수정밀 직원들은 화재 당시 곧바로 비상구와 부속실(개조된 1번 방)→접이식 계단을 통해 탈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주출입구 오른쪽에 바로 위치한 비상구에서도 법으로 금지된 별도의 문을 달고 물품을 2곳에 쌓아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업주 조모(26)씨 등을 상대로 불법 개조가 언제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노래방 내부에 설치된 8개의 폐쇄회로(CCTV) 중 일부를 복원했다.

경찰은 각 CCTV가 보여주는 장면을 같은 시간대에 맞춰 완성하면 화재가 방화나 실화에 의한 것인지, 전기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크노래주점이 입주해 있는 남도빌딩은 지난해 8월 관할 소방서 소방점검에서 자동화재탐지설비 중 수신기 예비전력과 회로가 불량하다는 지적을 받아 수리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11월 같은 건물 2층 노래방에서 불이 나 7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등 화재에 취약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편, 시크노래주점은 애초 화재예방 기능을 지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2010년 11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면서 노래방과 유흥주점 PC방 등 다중이용업소의 면적에 관계없이 모든 지하와 지상의 무창층 업소에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토록 했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시공비와 건물구조변경비용에 부담을 느낀 업소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이 법을 소급 적용하려던 방침을 관철하지 못했다.

시크노래방은 이 특별법이 시행되기 전인 2009년 7월 소방시설허가를 완료했기 때문에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고, 결국 이번 화재가 대참사로 번지는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 됐다.

2012년 1월 현재 음식점과 노래방, 유흥주점, PC방 등 다중이용업소는 전국적으로 19만 1871곳에 달하는데 이중 법 시행 이전에 개업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당수 업소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부산지역에서 스프링클러 예외 적용을 받는 곳은 노래연습장 932곳을 비롯한 유흥주점 918곳, 단란주점 1157곳 등에 달한다.

한 소방업체 대표는 “웬만한 화재의 경우 스프링클러 작동 직후 자동으로 소멸하며, 유독가스가 아래로 퍼지는 현상을 막아주는 차단막 역할을 하는 안전판”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청에 마련될 예정이었던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는 부산 서구 동아대병원에 마련됐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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