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전날 블로그에 글을 올려 자신을 ‘중죄인’으로 규정하고 “다시 한 번 사죄한다. 근신하겠다”고 했다. 개표 결과가 나온 11일 트위터에선 “역사의 진전에 별 도움이 못된 터라 지지자 여러분에게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도 했다. 죽는 시늉이라도 할 것 같던 김씨의 표변에 많은 이들은 뒤통수를 얻어 맞은 기분이다. ‘근신’ 운운하는 사기극에 놀아난 꼴이 됐다.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것은 기본적인 신의의 문제다. 더군다나 경위야 어찌 됐든 국민을 대변하겠다며 공직선거의 후보자로 나섰던 사람이 아닌가. 공개적인 약속을 하루아침에 헌신짝 버리듯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근신하며 사회에 기여할 바를 찾겠다”더니 고작 ‘욕쟁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동안 해온 엽기적 막말로도 모자라 또 어떤 욕설로 사회를 더럽히려 하는지 걱정스럽다.
여론조사 결과는 자명하다. 김씨의 막말이 민주당에 큰 타격을 준 것이다. 그런데도 같은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씨와 주진우씨는 총선 다음날인 12일 지지자들과의 모임에서 “나꼼수 때문에 선거에서 진 게 아니라 나꼼수 때문에 이만큼 저지한 것이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민주당도 같은 생각인지 궁금하다. 나꼼수 덕을 보려다 화를 자초한 민주당이 곱씹을수록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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