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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함칼럼] 대선민심은 총선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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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절묘한 균형투표감각
좌우극단보다 실용주의 택할듯
4·11총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선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4·11총선이 12월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하면서 결과 분석과 함께 대선주자의 명암을 점치고 있다. 박근혜 대세론, 문재인 한계론, 안철수 대망론, 그리고 다른 잠재적 후보의 행보에 대한 주장과 보도가 계속해서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 대부분은 표면적으로 나타난 현상분석에만 치중함으로써 그 예측이 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과연 4·11총선이 12월 대선의 전초전이며 총선 결과가 대선 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것인가. 대선 전초전 가정론자들은 박근혜 위원장이 수도권과 20·30세대의 벽을 허물어야 승리가 가능하고 낙동강벨트에서 절반의 성공을 이룬 문재인 상임고문은 대선 후보로서 한계를 드러내 안철수 원장의 조기등판론에 힘을 실어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4·11총선의 정당투표에서 보수진영 정당득표율이 48.2%, 진보진영 정당득표율이 48.5%이므로 12월 대선에서 박빙의 혼전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총선과 대선의 본질적 차이, 그리고 4·11총선 결과에 대한 부정확한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우선 총선과 대선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총선이 정치권의 세력구도를 결정하는 것이라면 대선은 정부권력의 장악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대선에 더 관심이 있고, 따라서 투표율도 총선보다는 대선이 적어도 10∼20% 높아져 총선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더욱이 총선과 대선의 순차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총선보다 먼저 실시된다면 총선은 대선 결과에 의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지만 총선이 먼저일 경우에는 대선에 대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반감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4·11총선 결과를 판독한다면 국민들은 절묘한 균형투표 감각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에 과반수 의석을 약간 상회하는 의석수를 주어 정국안정을 꾀하면서도 지배적인 의석수를 주지 않았으며 야권연대에는 제18대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줘 여당의 독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의석수를 주었다.

국민들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한국정치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선택을 놓고 4·11총선에서 숨고르기를 한 것이다. 한국정치는 오랜 권위주의 독재에서 진보정권으로 교체했으며, 4년 전 보수정권으로 다시 교체했다. 국민도 좌우로 진동했다. 제17대 총선에서의 진보정당의 득표율은 58%, 보수정당들의 득표율은 39%였는데, 제18대에서는 반대로 진보 측이 38%, 보수측이 58%였다. 정권과 국민이 진보와 보수의 양극으로 진동하면서 이념적 정책적 갈등이 첨예화돼 정국은 불안정 속에 휘말렸고, 국민은 이분화돼 상호불신과 분열을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국민들은 12월 대선에서 좌우 극단을 선택하기보다는 중도통합의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정치세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들은 정치권의 자만과 오만, 그리고 구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혼란과 불안정, 그리고 선동적 정치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이번 4·11총선에서 보여 줬다. 따라서 앞으로 대선까지 8개월간의 한국정치는 국민이 마련한 실험대 위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매우 긴장된 상황에 처해 있다. 정치권이 이념적 편향성과 당리당략을 위한 임기응변적 정치꼼수를 자행하는 동안 국민들은 한국정치의 진정성, 공익성, 미래성의 큰 흐름을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12월 대선은 총선과는 다른 새로운 정치적 결정이다. 한국정치 민주화 25년 만에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정치인들에게 심오한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연세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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