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 건설 국내업체도 공사대금 반환 소송 돌입

MDC 사업은 인천시가 영종도 하늘도시 내 363만1000㎡에 2017년까지 3조7500억원을 들여 밀라노에 있는 피에라밀라노 전시장과 트리엔날레 전시관, 레오나르도다빈치 박물관 등 핵심 10개 기관을 본떠 조성하는 것으로, 2008년 밀라노시와 국제의정협약 체결했다. 2009년 9월 120억원을 들여 트리엔날레 전시관을 준공해 사업이 순풍을 다는 듯했다.
그러나 사업주체인 피에라인천전시복합단지(FIEX)는 자본금 60억원의 특수목적법인으로 인천시 지분(도시개발공사·관광공사·교통공사)이 73%였으나 해외자본을 유치하지 못해 지난해 11월 이사회 의결도 없이 파산을 결정했다. FIEX는 트리엔날레 전시관의 공사비를 포함해 부채 100여억원을 해결하지 않은 채 유일한 재산인 이 전시관을 시에 기부채납했다.
MDC 사업이 무산되자 피사피아 밀라노시장은 최근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내 협약을 지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탈리아 측 관계자는 “한·이 수교 125년 만인 2009년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이 사업을 지원키로 합의했고, 나폴리나토 대통령이 트리엔날레 전시관 개관식을 했는데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무산시킨 것은 유례가 없는 외교적 결례”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 9월 인천도시개발공사 측이 보낸 FIEX 대표이사가 투자유치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전 직원을 재택근무시키고 정리해고하는 등 파산상태에 이르게 했다”며 “인천시가 다른 사업주체를 끌어들이려고 FIEX를 파산시킨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대사관 측은 “FIEX의 트리엔날레 전시관 관련 미지급금 60여억원 중에는 이탈리아 최고 건축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민디니의 디자인과 설계비, 전시비 등 10억원이 포함돼 있다”며 “밀라노 기관들이 한국 변호사를 고용해 지식소유권 침해 소송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에스월텍과 동화전자산업㈜ 등 민간회사는 “시가 채무 미해결 상태임을 알고도 트리엔날레 전시관을 기부채납받은 것은 사기에 해당한다”며 인천시를 상대로 공사대금 반환소송에 돌입했다.
앞서 최근 인천시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미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인 ‘몰 오브 아메리카’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카지노와 쇼핑몰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조성하려는 일본의 오카다 홀딩스와 MDC 부지에 잇달아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천=이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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