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수현, 1988년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는 이 청년

입력 : 2012-03-26 08:25:27 수정 : 2012-03-26 08:25:27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이 남자, 우는 모습이 안쓰럽다. 첫사랑이 죽기 전 남긴 마지막 서찰을 읽으며, 자신의 누이가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하늘의 태양은 오직 하나라며 스스로 죽음을 택한 형의 옆에서, '이훤'(김수현)은 서럽게 울었다.

'훤'에게 얼마나 푹 빠졌으면 '훤'이 우는지 '김수현'이 우는 지 모를 정도다. 오열하는 '훤'이 하도 짠해 여성시청자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촬영현장에서도 김수현(24)은 함께 연기한 정은표(46), 송재림(27)을 부둥켜 안고 감동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래서 별명도 얻었다. '울보 전하'…. '남자는 인생에 세 번만 운다'는 마초들의 이야기에 콧방귀가 뀌어질 정도로 그의 눈물은 아름답다.

"원래 우는 것을 좋아해요. 눈물을 흘리면 카타르시스를 느껴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슬퍼서, 아파서 우는 거지만 울고 나면 개운한 마음이 들어요. 하지만 연기할 때는 일부러 많이 절제하는 편이죠."

MBC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김수현은 그 동안 시청자들이 한번도 접한 적 없는 독특한 왕을 연기했다. 실존인물에 근거한 여느 사극과 달리 100% 가상인물로 꾸며진 '해품달'이었기에 김수현은 새로운 왕을 창조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젊은 왕으로서 사랑을 하고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어요. 참조를 하고 싶어도 없었던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했지요. 그래도 드라마 시작 전에는 한창 열풍을 일으켰던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48) 선배님과 송중기(27) 형의 연기를 보며 감탄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따라할 수조차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딴 데를 알아봤다. 그곳에서 '훤'을 표현해내는 모티브를 얻었다. '조조' 중심의 만화 '삼국지'인 '창천항로'(킹 곤타 지음)다. '난세의 간웅'으로 통하는 '조조'를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이다. 이 만화에서 '조조'는 정치적으로는 맺고 끊음이 확실하고 심지어 잔혹함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로맨티스트다.

"'창천항로'는 각색해서 그린 '삼국지'입니다. 주인공 조조가 가지고 있는 매력들이 '해품달'의 왕 '훤'의 성향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영감을 많이 얻었어요."

'해품달'은 극 초반 아역들의 연기로 발동이 걸려 국민드라마에 등극한 작품이다. 이들이 성인 연기자 못지 않은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기에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순간 시청자들은 '그래,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심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역들이 나오는 드라마라면 어느 드라마나 초반에 '아역들이 그립다'는 말이 나오게 마련이죠. 그리고 저도 얼마 전까지 아역 연기를 했으니까 드라마에서 아역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아요. 그러다 보니 연기할 때 (여)진구한테 큰 힘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어느 촬영현장이나 그렇겠지만 '해품달' 역시 춥고 배고프고 피곤한 장거리 레이스를 견뎌내 했다. 김수현은 육체적인 고통을 함께 연기한 배우, 스태프들과 끈끈한 정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무녀 '월'이 첫사랑 '연우'였음을 알고 '훤'이 오열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그 장면을 찍던 당시 제 뒤에 '형선' 역의 정은표 선생님과 '운' 역의 송재림 형이 함께 있었죠. 그들이 같이 있어 힘을 받고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많이 지쳐있던 상황에서 그들과 잠깐의 호흡을 나눴는데 감정이 확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아서 셋 다 눈물을 흘렸죠.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참 묘해요."

드라마를 마친 후 CF촬영, 인터뷰 등 빼곡한 스케줄로 바쁜 김수현은 아직 인기를 실감할 겨를이 없다. "직접 부딪혀서 느낄 만한 시간적 여유는 없었어요. 다만 촬영현장에까지 찾아와 응원을 해주는 팬들이 많아졌어요. 어머니 팬들도 부쩍 늘었더라구요."

'해품달'을 끝내고 명실상부 톱탤런트로 성장한 김수현은 어떤 연기를 추구할까. "'드림하이' 끝냈을 때까지만 해도 도둑이나 사기꾼, 바람둥이같이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역할을 하고싶었는데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악역을 하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한 것 같아요."

연기자로서의 롤 모델은 오스트리아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56)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를 보면서 '취한다', '궁금하다', '말하는걸 계속 듣고싶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대사를 하는게 마치 노래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더라구요. 지금은 아직 부족하지만 나이가 들면 저도 그런 느낌을 풍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박주현 '깜찍한 손하트'
  • 있지 예지 '매력적인 미소'
  • 예쁜하트와 미소, 박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