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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체취 남은 옷과 방… 내 삶의 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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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3-22 18:40:45 수정 : 2012-03-22 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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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2년… 유족들 마르지 않는 눈물 “이맘때면 항상 아들이 꿈에 보여요. 같이 하늘나라로 갔으면….”(고 안동엽 병장의 어머니)

2010년 3월26일 북한 잠수정의 기습 공격으로 백령도 앞바다에서 산화한 ‘천안함 46용사’의 남겨진 가족들이 22일 대전 국립현충원에 기증된 ‘천안함 추모 조각’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살아만 있었으면…”이라며 수천 번을 되뇌었지만 돌아올 수 없는 남편이자 아들이라는 슬픈 현실에 다시 한번 절망했다.

아들아…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추모 조각품 기증식에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가 아들의 영정사진을 어루만지며 흐느끼고 있다.
대전=김준범 기자
조각가 장용수(35)씨가 천안함 46용사를 기리기 위해 만든 조각품 ‘46용사의 영혼’ 기증식이 열린 대전현충원 보훈미래관. 행사장의 웅성거림을 뒤로하고 고 안동엽 병장의 어머니 김영란(56)씨가 조용히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날 이후 사는 게 아니에요. 빨리 죽어 아들 손 잡고 같이 하늘나라로 갔으면 좋겠어요.”

안 병장은 생전 ‘길거리 캐스팅’을 당할 정도로 용모가 출중했다. 동료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함내의 오락과 운동에서 그는 섭외 1순위였다. 가족들은 서울 중랑구로 이사한 후에도 안 병장의 방을 하나 꾸몄다. 아버지 안시영(59)씨는 “어떻게 잊겠어요. 아이가 쓰던 책, 침대까지 고스란히 옮겼어요. 생각날 때마다 방에 들어가 보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윤청자(69)씨는 아들 민평기 상사가 순국한 뒤 사망보상금과 성금 가운데 1억898만8000원을 나라에 바쳤다. “정치인들이 패전이니 좌초니 하는데, 그 사람들 그렇게 떵떵거리고 사는 게 다 우리같이 힘없는 사람들 덕분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버지 민병성(73)씨는 지난해 방광암으로 세 차례나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내가 무슨 죄를 많이 지었는지 시련이 이렇게 많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 박보람 중사의 어머니 박명이(51)씨도 이맘때면 잠을 제대로 못이룬다. 며칠 전에는 꿈에 아들이 등산복을 입고 나타났다고 한다. 아들 생각이 날 때면 2년 전 그대로 둔 아들 방에서 이불을 끌어안고 눈물을 삼킨다. “체취가 날아갈까봐 이불을 안 빨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체취가 없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박씨는 중간중간 “아들이 보고 싶다”며 몇 번이나 눈물을 닦았다. 박 중사는 천안함 폭침 사건 다음달인 4월 정기적금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의 수술비로 모은 돈이다.

고 이용상 하사의 아버지 이인옥(50)씨는 아들의 묘비 곁을 좀체 떠나지 못했다. 이 하사는 전역을 한 달 앞두고 후타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씨는 아들의 묘비에서 “아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미안해”라고 연신 흐느꼈다.

대전=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20120322022169 009/기/천안함 유족들의 멈추지 않는 눈물 //img.segye.com/content/image/2012/03/22/20120322022169_0.jpg 1 1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322022534 "바다밑이 위험하다" 北잠수함 동해 도발 땐… 20120322175819 20120323150617 20120322192101 해군은 지난 2년 동안 ‘천안함을 기억하라!’는 구호 아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다. 지금 당장 싸워 이길 수 있는 ‘필승해군, 호국해군’ 건설을 목표로,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서 드러난 대비 태세의 미비점을 보완·발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달라진 교육훈련교육훈련 강화는 첨단무기로 포장해도 정신력이 뒷받침하지 않는 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음을 염두에 둔 것이다. 우선 실제 상황을 가정한 실전적 훈련이 강화됐다. 올해부터 ‘불시 해상 기동훈련’, ‘불시 대잠수함전 훈련’ 신설 등 해상 기동훈련을 강화한 것도 이런 이유다. 여기에 미 해군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정례 잠수함 훈련도 포함됐다.또 해군은 장병들이 전투현장에서 조건반사적으로 전투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임무형 훈련 및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문제로 지적된 음탐사 전투기량 향상을 위해서는 전 작전부대 음탐사(수상함, 잠수함, P-3, LYNX)를 대상으로 전투기량 경연대회를 연 2회 실시하고, 음탐부사관 청음 실습교육을 연간 16시간에서 56시간으로 확대하는 등 적 잠수함 식별능력을 키우고 있다.◆노후장비·야전조직 개선해군은 대잠수함전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호위함·초계함(FF, PCC)의 노후 음탐장비를 집중 정비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전투함정의‘ 음탐기 탐지센서의 노후부품을 전량 교체했다고 해군 관계자는 말했다. 호위함·초계함에 어뢰음향대항체계(TACM)를 장착해 어뢰 회피 등 함정 생존성을 보강하는 작업도 거의 마무리됐다.함대별 계획참모실을 신설하고 작전참모실 편성을 보강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투전대 부(副)전대장 직위를 신설해 유사시 지휘통제능력도 강화했다. 아울러 위기상황시 한·미 해군의 원활한 협조체계를 위해 해군작전사령부에 미 해군 연락반을 상시 운영토록 하고 있다. ◆그래도 잠수함 도발에는 취약하지만 실제 해저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탐지하는 능력은 제한돼 있다. 잠수함은 원거리에서 수상함을 포착할 수 있지만, 수상함은 잠수함이 일정 거리로 근접하지 않고서는 탐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수상함에서 잠수함을 탐지하는 음탐장비(소나)를 24시간 켜두지 않고 위협 징후가 포착될 때 계기를 작동해서는 잠수함의 기습 공격을 제때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천안함 같은 대잠 초계함이 소나 체계를 가동할 경우 수심 30m 기준의 해양환경을 대입하면 약 2㎞ 전후 거리에서 잠수함과 (반)잠수정, 어뢰를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은 70%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군 장성 출신 예비역들은 50%를 밑돈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실제 군이 1998년 북한 유고급 잠수정이 속초 앞바다에서 어선 그물에 걸려 잡힌 이후 잠수함 탐지훈련을 했으나 탐지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당시 북한 잠수함으로 가장한 우리 잠수함이 해저에서 기동 경로를 사전에 수상함에 알려주고 기동했지만 수상함은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일부 군사전문가들은 평균 수심이 500∼1000m에 이르는 동해에서의 잠수함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공격이 가해진다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큰 데다 깊은 수심으로 어뢰 파편 수거가 어렵고 선체를 인양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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