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서울대 경영대 정시 합격선, 하위권 학과보다 크게 낮아져 올해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인문계열 최상위권인 경영대의 합격선이 하위권 학과들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학과 서열이 무너졌다. 이 같은 학과 역전 현상은 주요 대학 상위권 학과에서도 이어졌다. ‘쉬운 수능’으로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수험생들이 대거 하향 안정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입시전문업체인 진학사는 회원 22만5000명을 대상으로 상위 11개 대학의 2012학년도 정시모집 최초 합격점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경영대의 정시 지원 참고표(배치표)상 예상 합격선은 99.2%로 인문계열 모집단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예상 합격선이 가장 낮았던 소비자아동학부(97.7%)의 실제 합격 백분위는 97.64%로 인문계열 모집단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배치표상 하위권이었던 농경제사회학부와 윤리교육과의 백분위도 각각 97.5%와 97.3%로 2, 3위를 차지하면서 상·하위 학과 간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자연계열에서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의예과는 99.1%로 변함없이 1위를 차지했지만 의예과 다음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생명과학부는 90.59%로 하위에서 3위에 올랐다. 자연계열 가운데 3위로 꼽혔던 화학생물공학부 또한 배치표상 하위권으로 분류된 의류학과나 식품영양학과보다 낮은 점수로 하위 6위로 떨어졌다.
학과 역전 현상은 주요 사립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세대의 경우 배치표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던 화공생명공학부가 자연계열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한 반면, 하위권인 철학과나 물리학과는 예상을 뒤엎고 크게 올랐다. 고려대에서는 경영대를 제치고 자유전공학부와 정경대학이 인문계열 1, 2위를 차지한 데 반해 하위권으로 예상됐던 가정교육학과는 자연계열에서 의대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상·하위 학과의 합격선이 뒤집힌 것은 쉬운 수능으로 변별력이 떨어진 데다 수시모집 인원까지 확대되면서 정시에서 수험생들의 하향 안정지원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이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약해지면서 수험생들이 최상위권대학 상위학과 지원을 기피하고 하향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올해 수능 역시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2014학년도부터는 시험제도가 변경되면서 이 같은 학과 역전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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