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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교육자치 위협하는 민선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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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권력 ‘교육 대통령’… 독단적 교육행정 도 넘었다
직선제 방식 구조적 한계… 곽노현 특혜인사 논란 초래
과도한 선거비용이 주원인… 권한 감시 ·견제장치 필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특혜인사 논란을 계기로 현행 교육감 선출방식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 교육감은 최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에서 제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했다. 도를 넘어선 이 같은 폐단은 곽 교육감 개인의 도덕성 문제일 수도 있지만 직선제에다 교육감에게 너무 권한이 집중된 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직선제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선출방식이 가진 구조적 한계점을 개선하거나 교육감에 부여된 과도한 권한을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사발령 낸 과장급 직원들 특혜 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곽노현 교육감이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최근 발령을 낸 과장급 직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견제 장치 없는 교육감 권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교육감은 교육과 학예에 관한 17개의 사무를 관장한다. ▲조례안의 작성과 제출 ▲교육규칙의 제정 ▲예산안의 편성과 제출 ▲학교나 교육기관의 설치·이전·폐지 ▲교육과정의 운영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 등 입법권과 예산권, 인사권을 비롯해 지역 교육 전반에 관한 거의 모든 권한이 교육감에게 집중돼 있다. 교육감을 일컬어 ‘교육소통령’이라고 하는 이유다.

특히 교육감에게 부여된 인사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도 교육청 산하 지역교육청의 교육장에 대한 임명권마저도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이다. 시·도 지사가 산하 구청장이나 군수를 임명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교육감의 이 같은 권한을 견제할 장치는 어디에도 없다. 가톨릭대 교육학과 성기선 교수는 “교육감의 막강한 권한을 감시하거나 견제하는 장치가 없는 것이 문제를 만든다”며 “교육감이 독단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막을 위원회를 만들어 이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교육감이 선거를 통해 선출되면서 인사 전횡을 비롯한 각종 비리가 발생할 소지는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 선거 과정에 기여한 ‘공신’들에 대해 ‘논공행상’ 식의 인사가 나타나거나 선거 운동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둘러싼 각종 비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교육학과 송기창 교수는 “곽 교육감의 인사 논란도 교육감 직선제의 구조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며 “교육감이든 대통령이든 선출직의 특성상 선거운동 과정에서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보은 인사’가 나타나기 쉽다”고 지적했다. 실제 민선 교육감이 출범한 뒤 서울뿐 아니라 강원도와 전북, 광주 등에서도 측근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키는 등 유사한 특혜 인사 시비가 불거졌다.

◆60년 만에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


교육감이 주민 직선제로 선출되기 시작한 건 2006년 12월 지방교육자치법이 개정되면서부터다. 1949년 교육법이 제정되면서 임명제로 시작된 교육감 제도는 여섯 차례나 변화를 겪었다. 1980년대에는 교육감의 자격 요건이나 선출방식에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교육위원회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 유지됐다.

하지만 교육자치제가 시행되면서 1991년부터 교육위원회에서 교육감을 선출하는 간선제가 도입됐다. 1997년부터는 학교운영위원회와 교원단체에서 구성한 선거인단이, 2000년부터는 학교운영위원회 전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교육감을 뽑는 간선제가 2006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간선제는 민주적인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교육자치의 의미에 반한다는 지적에 따라 2007년 부산을 시작으로 2008년 충남·전북·서울, 2009년 경기 등에서 지역별로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됐다. 2010년에는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전국에서 직선제가 실시됐다.

임명제나 간선제 시절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직선제 역시 각종 부작용을 드러냈다. 선거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은 교육감들을 둘러싼 각종 잡음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교육감을 특정 정당에 소속될 수 없게 했지만 실제로는 특정 정당과 관련을 맺지 않고서는 당선되기 힘든 구조라는 점 또한 문제를 키웠다.

교육감이 지자체장이나 정부와 성향이 다를 때 근래와 같은 마찰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직선제를 보완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국대 교육학과 오성삼 교수는 “교육감이 실질적인 정치적 중립을 띠려면 선거를 통한 선출이란 형태를 포기해야 한다”며 “과거 임명제 방식을 도입하되 자격심사위, 추천위 등을 거쳐 추천하고 청문회 등을 거쳐 국민이 검증하면 폐단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60여년에 걸쳐 어렵게 도입된 직선제를 폐지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도 없지 않다.

송 교수는 “전국에서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된 건 2010년 처음인데 성급하게 과거로 회귀하려는 것은 문제”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직선제의 문제점을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영·김희원 기자 wooahan@segye.com 20120305022065 [이슈&현장] 교육자치 위협하는 민선교육감 인사발령 낸 과장급 직원들 특혜 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곽노현 교육감이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최근 발령을 낸 과장급 직원들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img.segye.com/content/image/2012/03/05/20120305022065_0.jpg 1 8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306020134 [이슈&현장] 세종시 초대교육감 선거 판세 20120306180131 20120305180839 20120305180735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논의가 잇따르는 가운데 교육계의 관심은 다음달 총선거와 함께 치러질 세종시 교육감 선거에 몰리고 있다. 벌써 7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세종시 교육감 선거는 주민 직선제로 치러진다. 한때 ‘시·도지사-교육감 후보 공동등록제’를 시범 도입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교육의 중립성 유지’라는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다음달 11일 치러지는 세종시 초대 교육감 선거에는 지난달 예비후보 7명이 등록한 가운데 ‘토박이론’과 ‘인물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26∼28일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나면 본선에 진출할 경쟁력을 갖춘 몇몇 후보군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현재까지는 충남지역에서 교직에 들어선 뒤 연기교육장까지 지낸 신정균(63) 예비후보가 줄곧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조 부위원장 출신이자 노무현재단 대전·충남 상임대표인 최교진(58) 후보가 진보 단체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진보성향의 최 후보는 ‘최교진 펀드’ 등 1억원을 목표로 한 선거자금을 공개차입에 나서는 등 ‘막판 뒤집기’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여당은 세종시 교육감 선거에서 공동등록제 도입을 시도했다. 교육감 후보자와 시장 후보자가 공동으로 후보자 등록과 선거 운동을 하는 공동등록제는 후보자의 선거비용 부담을 줄이고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교육감과 민선 시·도 지사 간의 갈등도 예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인기 의원(새누리당) 등 12명은 지난해 9월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세종시 개정법률안은 끝내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했다. 전교조 등 진보 성향의 교육계 인사들은 물론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서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해 교육자치 도입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공동등록제 추진에 적극적이었던 교육과학기술부는 공동등록제 도입이 무산됨에 따라 직선제 폐해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감 직선제는 돈이 없는 교육계 인사가 모두 선거비를 대야 한다는 구조적 문제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세종시 선거에서는 무산됐지만 ‘직선제 폐지’는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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