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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관세청'…수출통계 1조원 오류 발견 못해

입력 : 2012-02-20 14:00:01 수정 : 2012-02-20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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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견 철강업체 한곳이 수출 실적을 미국 달러가 아닌 원화로 관세청에 잘못 신고하는 바람에 나라 전체의 수출액이 11억달러나 부풀려지는 오류가 발생했다. 관세청이 전산으로 이뤄지는 수출신고의 오류를 실시간으로 검증할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탓이다. 앞으로도 이런 오류를 상당기간 방치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지식경제부는 이런 오류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을 발표하면서 엉터리 통계치를 늘어놨다. 당시 지경부는 12월 수출이 497억달러를 기록, 월간 기준 사상 최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청은 1월15일 확정치를 발표하면서 489억달러로 정정했다. 이후 관세청은 수출이 급증한 업체를 대상으로 검증절차를 밟아 477억달러로 재정정했다. 지경부 발표와 비교하면 20억달러나 적어진 것이다.

이 같은 오류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보통 관세청은 매달 말 수출입 신고를 지경부에 통보하고, 지경부는 이를 ‘잠정치’라는 이름으로 발표한다. 이어 관세청은 보름 동안 수출입업체가 제출한 신고 변경내용을 반영하고, 직접 신고 오류를 적발해 ‘확정치’를 발표한다. 따라서 잠정치와 확정치 간 차이가 10억달러 안팎까자 나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이 관세청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관세청이 확정치를 발표한 뒤 이번처럼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정정이 이뤄진 예는 드물다는 데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입통계는 업계의 신고내용을 자동으로 반영해 산출되고서 추후 검증과정을 거쳐 오류를 수정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고단계에서 별다른 검증을 하지 않는다”며 “오류를 일찍 발견하면 빨리 수정하고, 늦으면 수정도 늦어져 수출입통계를 계속 갱신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재정, 통화 등 각종 국가정책의 중요한 결정요인 중 하나인 수출입 통계를 작성하는 데 별다른 실시간 검증 시스템이 없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자칫 국가 정책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고 신인도 하락, 국가통계의 불신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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