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전날 시카고 선물거래소(CBOT) 현관에 시위대 50여 명이 황금 변기를 가져다 놓고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 황금 변기는 시카고 시가 선물거래소 건물 리노베이션에 지원키로 약속한 1천500만달러(약 170억원)를 상징한다.
시카고 시의회는 지난 2010년, CME 그룹이 2017년까지 시카고에 본사를 유지하고 고용을 확대키로 할 경우 선물거래소 리노베이션 명목으로 1천500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이 돈은 'TIF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조세담보금융(tax increment financing)'에서 지급되는데 이는 시카고 시가 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재산세 세수를 가지고 조성한 기금이다.
시위대는 "CME 그룹은 화장실을 개량하고 근사한 직원 식당과 휘트니스센터 그리고 최첨단 회의실을 만들기 위해 거액의 TIF 기금을 받았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람 이매뉴얼 시장실 측은 "시의회가 CME의 건물 리노베이션 기금 지원을 승인하기는 했으나 아직 최종 계약서에 서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금이 지불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위대 측은 "이 같은 지원이 애초에 승인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TIF 기금은 CME 같은 거대 기업이 아니라 학교와 공원국 등 실제 기금이 필요한 곳에 쓰여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위에 참여한 한 지역 주민위원회 이사는 "지역 복지시설 개선을 위해 지난 주 TIF 기금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며 "노인과 저소득층 복지시설에도 기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학교와 공원국, 사회복지 서비스 시설이 기금난을 겪고 있는 때 CME 같은 거대 기업이 납세자들의 혈세를 받아 챙기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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