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공항까지는 가지만 비행기를 잘못 타면서 엉뚱하게 뉴욕에 도착한다. 케빈이 묵는 플라자 호텔을 비롯, 크리스마스 시즌 뉴욕의 명소 이곳저곳을 비추면서 마치 케빈과 같이 이곳이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 뉴욕 대도시의 풍경에 빠져들게끔 유도해냈다. 특히나 2001년도 테러로 붕괴된 월드 트레이드 센터 옥상에서 케빈이 뉴욕을 바라보는 장면은 현재는 재연할 수 없는 광경이기도 했다. 뉴욕의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이를테면 장난감 가게 사장, 비둘기 아줌마 등과의 따스한 교류 또한 보는 이를 훈훈하게 만들어줬다. 특히나 비둘기 아줌마가 카네기 홀 창고에 케빈을 데리고 음악감상을 하는 장면에서 자신이 과거에 일류 음악가들을 모두 이 창고에서 들었다면서 엘라 핏제랄드, 카운트 베시, 프랭크 시나트라, 그리고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언급하는 대화도 기억에 남는다. 한편 종래에 다시 마주치게 된 2인조 도둑일당에게 케빈은 다시금 ‘함정 전문가’인 자신의 장기를 무한대로 발휘해낸다.
전작에 이어 존 윌리엄스가 다시금 지휘봉을 잡았다. 존 윌리엄스의 스코어만이 수록된 버전, 그리고 존 윌리엄스의 중요한 스코어와 더불어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곡이 들어 있는 버전의 음반이 동시에 출시됐고, 이후에는 이 두 장을 합쳐놓은 한정판이 발매되기도 했다. 깨끗한 느낌의 ‘크리스마스 스타’, 떠들썩한 오케스트라의 엔딩곡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가 메인 테마 역할을 해냈다.
소년들의 합창곡이었던 ‘마이 크리스마스 트리’는 국내 CF에도 사용되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훈훈한 크리스마스의 정서를 한가득 품고 있는 이 합창곡에서 케빈의 솔로가 진행될 무렵, 심술궂은 형 버즈가 케빈 뒤에서 장난을 치면서 발표회는 아수라장이 된다.
온 세상, 그리고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코미디의 어느 완결점이다. 존 윌리엄스의 음악들 또한 한층 깊어졌고 광범위해졌다. ‘나홀로 집에’ 시리즈는 보통의 미국인 대다수가 느끼는 소외를 다루고 있었다. 때문에 케빈이 스쳐 지나간 뉴욕의 고독한 이들은 서로가 쉽게 마음을 주고받았다. 훈훈하지만 쉽게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 한 소년의 희희낙락 ‘뉴욕 탈출’이다.
불싸조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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