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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이옌 지음/조영래 옮김/지식을만드는지식/1만4500원 |
청말(淸末)·민초(民初) 당시 중국의 혁명가 장타이옌(章太炎·1869∼1936)의 강연록이 번역돼 나왔다. 중국 원서 ‘국학개론(國學槪論)’을 완역, ‘중국학개론’으로 다시 낸 것이다. 1922년 4∼6월 장타이옌이 상하이에서 열었던 강연을, 당시 청강자였던 차오쥐런(曹聚仁)이 채록했다. 중국 국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중국 전통 학문인 경학 철학 문학 역사가 체계적으로 전개된다.
장이 주장한 국학은 청말 민초라는 혁명과 격동의 시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장의 생애는 혁명가로서 저항과 투옥, 망명 생활로 이어졌다. 장의 저서에는 반청(反淸) 운동 이후 등장한 신해혁명의 실패, 연이어 반위안스카이 운동의 좌절 등에 따른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새로운 애국운동을 중국 국학에서 발견하고, 중화민족 중흥의 방안을 찾는다.
그는 원래 문사철(文史哲)에 정통한 저명한 학자로 국수주의자였으며, 신해혁명의 선두에 서서 중화민족 계몽에 나선다. 장이 주장한 국학의 범주는 유가 전통을 강조하는 공자학의 범주와 무관하다. 공자학 즉 유학에 비판적이다. 유학은 제자학 중 하나로, 유학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은 초기 서방의 유물론과 진화론에 영향받아 서양의 철학과 사회학, 자연과학 등에 관한 저술을 남겼다. 그는 모든 권위와 구속에 반대한다. 도덕적 역량을 강조하면서, 개인에 대한 사회적 폭압에 반대한 신사고적 인물이었다. 1920년 이후 장은 ‘국학강학’이란 공개 강연을 통해 혁명시대와 다른 강학시대를 내세우며 새로운 차원의 국민 애국 계몽운동을 주창한다. 장의 파란만장한 혁명가의 꿈과 근대기 중국학의 시각이 담겨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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