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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현경 “노출연기, 왜 부끄러워야 하는거죠?”

입력 : 2011-12-30 10:55:57 수정 : 2011-12-30 10: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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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에 이어 이젠 시트콤이다. 배우 류현경이 활동반경을 넓힌다. 영화 ‘방자전’에서 파격 노출로 욕망에 사로잡힌 ‘향단이’ 역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더니 MBC 드라마 ‘심야병원’의 인간적 여의사 ‘홍나경’ 역을 통해 지적인 매력까지 쏟아냈다. 이번엔 시트콤 ‘도룡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을 통해 코믹연기까지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류현경은 ‘심야병원’을 통해 첫 드라마 주연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하지만 촬영 도중 작가가 교체되면서 바뀐 대본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류현경은 “10부작 드라마인데 20부작 한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윤태영 오빠가 촬영장에서 말이 많은 편인데 극 중반 이후부터 대본 얘기만 했어요. 우리는 다른 분위기의 대본을 계속 이해해야 했으니까요. 저희 정말 불쌍했어요(웃음). 저는 정신적으로만 힘든데 태영 오빠는 액션신이 있어서 몸까지 힘들었을 거예요”

류현경은 극중 외과 3년차 전공의 홍나경 역을 맡았다. 류현경에게 홍나경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거의 100%로 보면 된다”는 명쾌한 답이 돌아왔다.

“1,2회 대본에 나온 나경은 저와 말투까지 흡사해요.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저를 보는 듯 했죠. 오지랖이 넓지 않지만 사랑이 많은 것도 저와 비슷해요.”

그녀에게 남다른 의미로 기억될 첫 드라마 주연작을 마친 소감은 어떨까.

“드라마가 처음 의도와 다르게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고생도 많았지만 저 스스로에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열심히 해서 작품을 끝내 속이 시원해요. 솔직히 5회 이후부터는 주인공이라는 게 무색한 것 같아 걱정도 했는데 잘 마무리 돼 기분 좋아요.”

 

영화 ‘방자전’은 ‘류현경’ 이름 석 자를 대중에 각인시킨 고마운 작품이다. 여배우라면 부담스러울 노출 연기도 그녀에게는 연기의 일부분에 불과했다.

“외국 배우들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캐릭터로서 노출 연기를 하고, 대중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잖아요. 그건 내가 아닌 건데 창피하다는 게 이해가 안돼요. 사람들이 ‘그런 걸 했냐’고 물어보는 것도 이해가 안 갔어요.”

류현경은 오는 1월27일 첫방송되는 SBS 시트콤 ‘도롱뇽도사와 그림자조작단’에서 열혈 여형사에 캐스팅됐다. 오달수, 임원희 등 개성강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류현경은 시트콤 에 대한 기대로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강력계 여형사 역을 맡았어요. 대본 자체가 너무 재밌었고 민폐 끼치지 않고 열심히,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시트콤이 코믹연기라 걱정했는데 감독님이 첫 만남에서 ‘솔직하게 표현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류현경은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시트콤의 상황 자체가 즐겁다”며 “오달수 선배님과 한 화면에 잡히면 얼굴이 작게 나올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연에서 출발해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류현경. 주연의 입지를 다지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꾸준히 잘하고 싶을 뿐 주, 조연을 가리지는 않아요. 분명한 건 지금은 에너지를 쏟아야할 시기라는 거예요. 최대한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작품을 하려고 해요.”

이제 막 서른에 들어서는 류현경에게 2012년은 어떤 의미일까. 류현경은 의외로 담담하게 30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여정 언니, 강희 언니 등 선배님들로부터 서른이 되면 연기자로서 맞는 폭이 생겨 더 좋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아직 서른이 된다는 점이 실감나지 않아요. 오히려 열아홉 때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게 너무 싫고 불안했죠.”

어느덧 데뷔 15년차, 어린 시절 ‘연기는 그냥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류현경은 영화 ‘신기전’ 이후 연기의 맛을 알고, 연기 욕심을 품게 됐다. 그리고 지금 배우의 꿈을 키우는 과정에 있다. 

“어릴 땐 아무 생각 없이 연기했어요. ‘신기전’을 찍고 나서는 ‘난 연기해야하는 사람이구나’ ‘평생 연기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진짜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된 게 4~5년 됐으니 햇병아리죠. 주위에서 선배님, 누나 이런 호칭을 들으면 신기해요.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았어요. 다양한 작품과 역할을 통해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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