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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 "난 못한다는 생각, 깨고 싶어요"

입력 : 2011-12-19 09:53:44 수정 : 2011-12-19 09: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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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서 하선 역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박하선은 가끔 단아해 보인다.

국어교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차분한 목소리로 수업을 진행하고 주변 사람들을 향해 환하게 웃을 때면 그의 전작 '동이'의 인현왕후가 언뜻 내비친다.

그러나 에피소드의 대부분 그는 답답할 정도로 착하고 엉뚱하다.

자신을 향해 무작정 돌진하는 고시생 고영욱의 마음을 거절하지 못해 고생길이 훤한 연애를 시작했고, 첫 회부터 소파에 앉다가 크게 넘어지면서 '꽈당 하선'이란 별명을 얻었다.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해 폭주족을 향해 욕을 내뱉고 술을 먹고 인사불성이 되기도 한다.

지난 16일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하선은 "'하이킥'을 하면서 내가 웃길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나는) 못한다는 생각을 다 깨버리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처음 시트콤을 한다고 했을 때 말리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남들이 못할 거라는 걸 해내면서 느끼는 희열이 크다"고 당찬 면모를 보였다.

"하지도 않았는데 못한다고 하는 건 너무 겁이 많은 게 아닌가요? 한번 사는데 해보고 싶은 건 다해보고 싶어요. 이 작품 하기 전에도 쉬면서 도자기 만들기, 피아노 배우기 등 해보고 싶은 걸 많이 해봤어요. 연기 쪽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박하선은 겉보기와 달리 운동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 파일럿과 군인을 꿈꾸기도 했고 등산과 야구, ATV(4륜 오토바이) 타기를 즐긴다.

그는 "'하이킥'서 액션도 해봤는데 잘한다고 칭찬받았다"며 해사한 미소를 지었다.

활동적인 면이 강한데 자신을 단아한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답답함을 느낀다고도 말한다.

박하선은 "인현왕후나 '하이킥'의 하선은 착하다가도 한번 뒤집어 지는데 그게 재미있다"고 했다. 하선이 광견병에 걸렸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폭음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그는 "하선이가 처음으로 마음의 응어리를 터뜨렸던 장면이었는데 한을 뱉어내는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저랑 하선이는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욱하다가도 뒤끝 없이 가라앉는 게 비슷해요. 잘 웃고 잘 믿고 잘 속는 것도 닮았어요. 그렇지만 저는 하선이 만큼 착하진 않아요.(웃음)"

그래서 하선이 영욱과 사귀는 것도 이해가 잘 안됐다고 했다.

"전 사람을 사귀는 데 신중한 스타일이라 따라다닌다고 사귀는 게 이해가 안 됐어요. 감독님이 하선이가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씀해 주셔서 80% 정도 이해하고 연기했죠."

극중 하선은 고영욱과 다혈질 체육교사 윤지석(서지석)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다.

둘 중 누가 좋으냐는 질문에 박하선은 "윤 선생님이 욱하는 성격만 빼면 내 실제 이상형에 가깝다. 혼자 짝사랑하지 말고 하선이에게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하선에게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인 데다 스스로 연기에 한계를 느낄 때 만난 작품이기도 했다.

"데뷔하고 6년 동안 서러운 일이 많았어요. 무시도 당하고 오디션에 100번 넘게 떨어져 봤어요. 이번에 안 되면 다른 일을 찾아보자 했을 때 만난 게 '동이'였어요. '동이'를 하기 전에는 카메라 울렁증이 심했는데 '동이'에서 한 장면에 40-50번 NG를 내다보니 마음을 내려놓게 되면서 울렁증이 괜찮아졌어요. (웃음) 시청률도 잘 나와 보람을 느꼈는데 이후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내가 연기를 이렇게 못 하는데 더 하는 건 욕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방황하고 있을 때 김병욱 감독님이 손을 잡아줬어요."

박하선은 "난 김병욱 감독 작품을 보고 자란 세대"라며 "김 감독 작품을 보면서 시트콤의 재미를 알았고 시트콤 오디션은 모두 다 봤다"고 했다.

첫 시트콤 도전인 만큼 어려운 점도 많았다.

"저를 많이 보여주면서 동시에 캐릭터를 잡아야 한다는 게 힘들더라고요. 초반에 '우중충하다' '정극 찍냐'는 지적을 받고 목소리 톤도 높이고 많이 웃으려고 했어요. 나중에는 감독님이 너 이렇게 잘 웃는 애냐고 놀라시더라고요. 처음이자 마지막 시트콤이라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하이킥'을 하면서 달라진 점은 '남자팬'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내 평생 언제 남자팬을 가져볼 수 있을까 했는데 젊은 친구들이 많이 알아보더라"며 웃었다.

때로 누리꾼들의 혹독한 평가가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는 "실명으로 욕을 먹으니까 너무 아프다"며 "날 싫어하는지 내 캐릭터를 싫어하는지 모르겠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이제 절반을 달려왔다. 김병욱 PD만의 색깔은 여전하지만 시청률은 10-12%로 기대 이하라는 평이 많다.

박하선은 "배우들 모두 시청률이 오를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며 "'하이킥2'가 그렇게 되는 걸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열심히 하다 보면 잘 될 거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제 다시 시작인 거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힘이 많이 빠졌었는데 다시 열심히 해야 할 거 같아요. 초반에 '즐기면서 하자'가 목표였는데 중반 되니까 뭘 먹어도 힘이 달리더라고요. 그래서 못 즐겼던 것 같은데 이제 다시 웃으면서 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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