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추락한 비행기 활용 개발…軍전문가 “충분히 가능성 있다” “이란 요원들이 미국무인정찰기 ‘RQ-170 센티널’의 비행통제 GPS 좌표를 변경해 이란 비행장으로 유인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5일(현지시간) “이란 기술진이 미국 RQ-170의 인공위성항법장치(GPS) 좌표를 변경해 이란을 아프가니스탄으로 잘못 알고 착륙하도록 했다”는 익명의 이란 엔지니어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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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TV에 공개된 RQ-170 센티널과 그 앞에 서 있는 이란군. 세계일보 자료사진 |
그는 이어 이전에 추락한 미국 무인기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 1월 미 무인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었다.
이란 엔지니어에 따르면 이란의 무인기 감시 프로젝트는 2007년 시작됐으며 RQ-170이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2009년에 공식화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그의 주장이 그럴듯하다고 말한다. 미 해군 전자전 전문가였던 로버트 덴스모어는 “현대적인 전투용 GPS도 조작하기 쉽다”면서 무인기의 GPS를 변경해 다른 코스로 비행하게 하는 것은 “확실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란은 앞서 지난 9월 이런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공군본부 전자전 부책임자인 모하람 골리자데 장군은 당시 이란 파르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GPS가 달린 미사일의 경로를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보다 느린 무인기에는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전술이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이란의 핵개발 활동 정찰을 위해 무인기를 계속 이용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란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무인기가 감수해야 할 위험은 커진 셈이다. 실제로 이란은 미국 등이 경계할 만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의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2년 전 미 중앙정보국(CIA)의 첩보 위성을 레이저로 공격해 무력화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이란인 30만명의 구글 계정이 해커들에 의해 노출됐는데 이란이 국가적 차원에서 저지른 일로 알려졌다.
미군도 1990년대 중반 이후 암호화하지 않은 무인기의 데이터가 적국에 넘어갈 위험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미군은 수년간 GPS를 개선하거나 대체할 수단을 찾으려고 노력해왔으나 아직 취약점을 해결하지 못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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