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확실히 덜 오글거린다. 지난 4월 ‘요정돌’ 콘셉트로 데뷔했을 때만 해도 에이핑크는 “귀여운 표정 한 번 짓기도 쑥스러웠다”고 말했다. 본인들은 어색했을지 모르지만 ‘2011 MAMA’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으니 팬들 마음은 확실히 사로잡은 모양이다. 에이핑크는 이제 “‘요정돌’ 콘셉트가 딱 맞는 것 같다”고 말한다.
에이핑크는 지난달 22일 두 번째 미니앨범 ‘스노우 핑크’(Snow Pink)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마이 마이’(MY MY)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첫 번째 미니앨범의 연장선상에 있다. 상큼하고 발랄한 매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 또 겉멋부리기보다 보컬과 안무 등 기본기 다지기에 더욱 충실했다.
최근 아이돌그룹의 추세가 싱글을 연이어 발표하며 쉼 없는 활동을 펼치지만 에이핑크는 그렇게 4개월여 동안 내실을 더했다. 그 사이 기존의 그룹들은 활발하게 활동했고 수많은 신인 아이돌까지 등장했다. 에이핑크는 “3개월 활동하고 4개월을 쉬었다. 우리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는데 잊혀지는 게 아닐까 불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짧은 4개월 동안에도 다른 그룹이 엄청 나왔더라고요. 신인상 욕심이 조금 있었는데 아예 멀어졌다 생각했죠(웃음) 매주 음악방송을 다 봤어요. 무대에 빨리 서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또 팬들을 기다리게 하는 것도 죄송했죠. 그 간절한 마음으로 앨범에 더 많은 정성을 쏟아 부었어요”

에이핑크는 큰 기대를 안 한 모양이지만 최근 ‘201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여자부문 신인상을 차지했다. “한 번 울면 주체가 안 될까봐 꾹꾹 눌러 참았다”는 에이핑크는 멤버들끼리 자축파티를 열었다. 한 멤버의 방에 가운을 입고 음식을 하나씩 가져와 힙합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에이핑크는 최근 걸그룹 트렌드인 섹시와 강렬함이 아닌 S.E.S, 핑클처럼 순수함을 콘셉트로 성공을 거뒀다. 다소 모험일 수도 있었지만 90년대 걸그룹의 느낌을 지금 세대에 맞게 새롭게 표현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데뷔 직전까지 파워풀한 음악을 했기 때문에 ‘몰라요’ 때는 최고로 오글거렸고 ‘요정돌’이라고 하면 쑥스러웠어요. 요즘엔 익숙해져서 오히려 섹시하고 파워풀한 모습이 예전만 못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요정돌’ 콘셉트가 좋고 딱 맞는 것 같아요(웃음) 파워풀한 것은 나중에도 보여줄 수 있지만 귀여운 것은 지금밖에 할 수 없잖아요”
정병근 기자 bk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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