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다국적 기업이 2000년대에 해외에서는 고용을 대폭 늘린 반면에 미국 내에서는 감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상무무는 21일 미국계 다국적 기업이 아태 지역에서는 150만 명 가량을 신규로 고용하고, 남미에서도 47만 7500명을 고용하는 등 전체적으로 해외에서 290만 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미국 국내에서는 86만 4000명을 해고했다고 상무부가 밝혔다. 상무부는 다국적 기업이 특히 중국, 브라질, 인도와 동유럽에서 고용을 대폭 늘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은 생산 원가를 줄이려고 해외 기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그 인근 지역에서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은 또 자본 및 연구 개발 투자를 미국 국내에서 주로 하고 있지만 점점 외국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00년대에 이들 기업의 국내 자본 투자가 0.2% 줄어든 반면에 해외 투자가 4% 가량 증가했다. 또 미국 및 해외 자본 투자 비율을 2.4 대 1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업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미국계 다국적 기업은 1999년부터 2009년 사이에 해외 고용의 57%를 아시아에서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서 이 기간 동안 68만 3000명을 고용해 172%의 고용 신장률을 기록했다. 또 인도에서는 39만 2000명을 고용해 542%의 고용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대륙별로 보면 여전히 유럽이 미국계 다국적 기업의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업은 동유럽에서 지속적으로 고용을 늘리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2009년 사이에 폴란드에서 13만 5500명, 헝가리에서 5만 3000명이 미국계 다국적 기업에 취직했다. 미국의 다국적 서비스 업체가 해외에서 대규모로 고용을 늘리고 있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이 2009년에 고용하고 있는 인원은 미국에 2310만 명, 외국에 1080만 명이 있어 여전히 국내 고용 인원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이것은 미국계 다국적 기업이 해외에서 부분적으로 제휴하고 있는 기업의 고용 인원 수백만 명을 제외한 숫자라고 상무부가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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