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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상망 사업, 이통 가격파괴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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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1-15 22:19:48 수정 : 2011-11-15 22: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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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국내 가상망사업자(MVNO) 진출에 관심을 보이면서 MVNO 시장에 희망적 전망이 일고 있다. 8월부터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MVNO가 시작돼 경쟁이 활성화되고 통신요금 인하 등 사용자에게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MVNO는 기존 주파수를 보유한 이동통신망사업자(MNO)의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린 뒤 이를 소비자에게 값싸게 판매하는 망 임대 통신사다.

신동희 성균관대 교수·인터랙션사이언스학
에넥스텔레콤을 비롯한 총 8개의 MVNO는 KT의 통신망을 활용해 음성통화와 데이터, 메시징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유통·미디어 등 다양한 기업과 MVNO 사업 제휴를 하고 있고 소수 고객층의 요구에도 부합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틈새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MVNO의 목적이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MVNO가 등장하면 이동통신 3개사만의 굳어진 기존 시장 판도에 경쟁의 불씨를 지펴, 결과적으로 사용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요금을 인하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MVNO가 또 다른 실패 사업모델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기존 통신사보다 저렴한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사업 규모가 영세해 영상통화나 멀티미디어메시지(MMS), 발신자 번호 표시, 통화 중 대기, 스팸문자 차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MVNO의 핵심전략인 저가 기반 전략은 초기 성공을 위한 동인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심각한 의문이 남는다. MVNO 도입이 요금경쟁을 촉발한다면 이는 지속적 요금인하 압박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윤 압착을 가져올 수 있다. 저가전략의 MVNO가 저렴한 요금 탓에 망 대가, 마케팅비, 기타 운영비 등 사업자의 원가를 회수하기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MVNO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맞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우선 철저한 고객 이해를 기반으로 틈새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음성 위주의 저가전략은 머지않은 미래에 그 시장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폭발적인 무선 인터넷 활용 등 서비스 수요 변화에 맞는 사업계획이 필수적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MVNO와 차별화하고 이통사들과는 요금 및 서비스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을 확정해버리기 전에 신속하게 서비스를 확장하고 나아가 새로운 서비스를 선도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해나가야 한다.

MVNO의 성공 여부는 제4 이동통신 사업자의 등장과 운명을 같이할 것이다. MVNO나 제4 이동통신 모두 국내의 닫힌 이동통신 시장 개방을 통해 경쟁을 활성화하여 더 개방적 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슈미트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며 “기술의 발전이란 개방된 플랫폼, 개방된 개발 툴, 개방된 경쟁 속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신동희 성균관대 교수·인터랙션사이언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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