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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채움의 미학, 영화 '비기너스'(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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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장르가 주는 매력 중 하나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심상과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한다는 것이다. 이완 맥그리거, 멜로니 로랑 주연의 ‘비기너스’(감독 마이크 밀스)는 그런 점에서 단순한 멜로드라마를 넘어선다.

감독이 되기 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한 마이크 밀스는 자신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영화 ‘비기너스’에 녹여냈다. 아버지의 커밍아웃과 죽음,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사랑. 자신이 그랬듯 고독과 시련, 사랑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내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2003년 남자 주인공 올리버(이완 맥그리거)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의 아버지인 할(크리스토퍼 플러머)은 아내가 죽은 후 자신이 사실 평생 게이였음을 밝힌다. 그리고 약 4년간 진정한 로맨스 라이프를 즐기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올리버에게 아버지와의 이별은 끝을 의미하지만, 사랑스러운 여인 애나(멜라니 로랑)와의 만남은 시작을 뜻한다.

하지만 그것이 올리버에게 시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뜻은 아니다. 44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어머니는 늘 외로웠고, 아버지는 늘 사랑에 배고파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집안에서 잘 자란 올리버였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기분이 늘 그를 지배해왔다. 

올리버는 자유로운 영혼의 애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혼자만의 삶에 익숙해진 나머지 상대방에게 구속 받는 게 싫다. 또 한편으로는 애나가 자신을 떠날까 전전긍긍한다.

올리버는 매사에 서툴고 용기 없는 남자였다. 그의 어머니는 화가 났을 때 방에 들어가 고함을 질러 보라고 가르쳤지만, 그조차도 그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부모는 없고, 올리버만 남았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 이제 그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어떤 선택과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인가. 영화는 오롯이 관객들에게 묻는다.

미국에서 ‘제2의 우디 앨런’이란 칭송을 받는 밀스 감독은 어린 시절의 플래시백을 곳곳에 배치해 관객들이 올리버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직 그래픽 디자이너답게 각종 일러스트를 통해 올리버의 심경을 전하고, 시대상에 맞는 여러 분야의 아이콘들을 열거하는 기법 또한 신선하다.

‘사운드 오브 뮤직’ ‘톨스토이의 마지막 로맨스’의 명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고령의 나이에도 자연스러운 동성애 연기를 펼쳤다.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강아지 아더는 감초연기를 톡톡히 해냈다. 이완 맥그리거와 멜라니 로랑은 이 영화 때문에 실제 열애설에 휩싸였다는 후문. 11월10일 개봉. 105분. 15세관람가.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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