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9년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아온 그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고령의 나이와 빽빽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올해 이틀간의 단독공연을 결정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호세 카레라스는 6세 때 전기영화 ‘위대한 카루소’에 출연한 마리오 란차를 보고 성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스물 셋에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데뷔해 1971년 이탈리아의 저명한 콩쿠르 ‘보치 베르디아네’에서 1등을 하면서 빈 국립 오페라와 코벤트 가든,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등 전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들로부터 잇단 러브 콜을 받았다.
서른 살이 채 되기도 전에 24개의 작품의 주연을 거머쥐며 세계 4대 주요 오페라 하우스에 데뷔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1976년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르디의 ‘레퀴엠’에 출연, 정점을 찍었다.
이후 클래식뿐 아니라 크로스오버까지 영역을 넓히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1987년 파리에서 ‘라보엠’ 영상 촬영 중에 쓰러져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는 의사로부터 10%도 안 되는 낮은 생존율을 선고받았지만 그는 음악을 버팀목으로 병마와 싸워 완쾌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전야제에 ‘스리 테너’ 공연으로 작고한 파바로티, 도밍고와 함께 전 세계 수억 인구의 눈과 귀를사로잡으며 제 2의 전성기를 펼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딴 ‘호세 카레라스 국제백혈병재단’을 세우고 백혈병 퇴치를 위해 활발한 활동도 벌이고 있다.
공연으로 세운 수익의 상당 부분까지 백혈병 환우들의 치료를 위해 써온 그는 작년과 재작년 내한공연을 왔을 때도 국내 백혈병 환자들을 만나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격려하고 모금액도 전달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등을 들려줄 계획이다.
게스트 보컬리스트로 안드레아 보첼리 내한공연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는 소프라노 마리아 루이지아 보르시와 그의 남편인 바이올리니스트 브래드 렙, 이미 여러 차례 크고 작은 공연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적 있는 지휘자 데이비스 히메네스, 45인조 서울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가을밤 클래식 팬들에게 아름다운 감동을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은 23, 24일 오후 8시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15만∼25만원.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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