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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손…수부접합 전문의 김영진원장을 만나다”

입력 : 2011-10-10 13:49:31 수정 : 2011-10-10 13: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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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는 외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명의(名醫)

한국 경제의 급격한 발전과 더불어 수부외과도 그 수요와 필요성이 증가되었다. 수부외과와 수지접합은 특화된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로 전문병원의 증가와는 반대로, 현재 소수의 전문의만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특정분야에 편중된 의학업계에서 수부외과만을 고집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절단된 손과 발을 봉합하는 수부접합 전문의 김영진 원장(사진)이다. 20여년 꿋꿋이 외길을 걸어온 김영진 원장을 만나 그의 외로운 길을 동행해 보았다.

- 신촌연세병원의 소개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수술을 하는가.

“현재 신촌연세병원의 원장으로 △수부수지 접합 △정형외과 △내과 △건강검진센터를 갖춘 준 종합병원으로 수부·미세접합이라 함은 절단된 신체 조직과 신경·혈관을 1mm 가는 실로 이어 봉합하는 수술로 봉합된 조직 하나 하나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것이 주요 업무다. 끊어진 혈관 하나, 신경 하나가 나에게는 한 명의 생명과도 같다.”

- 미용성형이 아닌 재건성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오똑한 코 △큰 눈 △완벽한 몸매가 미(美)를 상징한다고 생각하지만, 예쁜 얼굴과 완벽한 몸매를 갖게 된 사람과 흉터는 남지만, 잃어버린 손을 갖게 된 사람이 있다면 무엇이 더 중요하겠는가. 우리나라 사람의 90%가 이런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를 미(美)의 기준이라 말할 것이다. 절단된 손을 다시 찾은 사람이 오똑한 코를 갖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보통사람들과 같아 보이길 원하고, 장애 없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원하는 누군가는 이 10%를 위한 재건성형을 해야 한다. 그들에게 미(美)를 수술하는 것은 보다 더 중요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또 다른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 수술 후 어떤 생각을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장시간의 수술시간으로 나와 나의 팀들이 많이 지치고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는 반대다. 혈액이 혈관을 타고 순환하고, 그 순환으로 죽어가는 피부조직이 회생하여 되살아날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서로 말은 하지 않지만 10여년을 나와 손발을 맞춰온 우리 팀 역시 수술 후 가장 멋진 표정을 짓는다.”

- 가장 최근에 한 수술이 있다면.

“얼마 전 다급한 전화가 왔었다. 다른 병원에서 이송중인 환자로 베트남 출신의 노동자가 작업현장에서 팔이 절단되어 오는 중이라고 했다. 팔꿈치 아래가 절단되어 뼈가 으스러진 케이스인데, 환자가 도착 전부터 의료진은 걱정이 되었다. 매번 하는 수술이지만, 외국인이고 절단된 후 시간이 꽤 흘러 걱정하며 응급실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환자의 상태가 더 좋지 않았다. 절단 이후 과다출혈상태였고, 혈압이 떨어져 수술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가족과 공장 동료들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검사 후 수술에 들어갔지만, 계속 떨어지는 혈압으로 수술 내내 모두가 초긴장상태였다. 새벽이 되어서야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고, 애태우며 기다린 동료와 가족에게 접합된 팔을 보여주며 마음을 놓으라 전했을 때, 안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새삼 보람을 느꼈다.”

- 전문의로서, 의사로서 힘든점이 있다면.

“최근 병원을 찾는 절단환자들을 보면, 잘못된 정보로 인해 여러 병원을 거쳐서 이곳으로 오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촉각을 다투는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 그 시간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시간이 너무 지나거나 잘못된 응급조치로 상황이 나빠져 수술 진행이 어려웠던 적도 있다. 무조건 대학병원을 가야 한다는 편견과, 병원의 과열된 온라인 홍보경쟁으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노출되어있는데 그 결과는 순전히 환자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빠른 시간에 절단수술전문의를 만나 수술을 진행해야만 장애 없이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그 시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 그가 맡아왔던 수술은 몇 만회가 될지 셀 수도 없다. 김 원장의 화려한 경력이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그의 경영방침과도 비슷하다. 이 어려운 길을 후배들이 함께해주길 바라고, 그가 가진 손으로 더 많은 이들의 생명을 이어주는 일.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이 신체적·정신적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김영진 원장은 지금도 그 수면아래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김현주 기자 egg0l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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