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강남 재건축 시장이 수요가 위축되면서 시세가 급락하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투자 수요의 비중이 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의 향배를 알 수 있는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급격한 하락세다. 부동산114의 집계 결과, 지난주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전국 0.17%, 서울 0.23% 각각 하락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의 재건축 시세가 전주 대비 0.43% 하락하고, 송파구가 0.65% 급락하는 등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7월 말 반등 기미를 보이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중 ‘미니 신도시급’ 재건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서울 강남 개포 주공아파트는 2009년 최고가격과 비교하면 최고 40%까지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5월 11억8000만원에 팔렸던 잠실 5단지 110㎡는 최근 10억4500만원까지,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116㎡는 10억8000만원까지 각각 하락했다.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13억원에 거래되던 아파트인데 10억원 선이 무너질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아파트 시세가 거의 저점에 다다랐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어디까지 내려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이어지는 이유는 금융권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줄어들면서 유동성이 작아지는 등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재건축 시장 위축이 장기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국민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현재 276조6084억원으로 8월 말 대비 무려 4073억원이나 줄었다.
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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